박희태 의장 이르면 주말쯤 소환

유은영 / / 기사승인 : 2012-02-16 13: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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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재 前수석 14시간 조사받고 귀가…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상호)는 15일 김효재(60)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소환, 14시간 이상 강도 높게 조사했다.

현 정권에서 청와대 수석 비서관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김두우 전 홍보수석에 이어 두 번째로, 김 전 수석은 청와대에서 사표가 수리된 지 4일 만에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40일 만이다.

김 전 수석은 이날 오후 11시45분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으로부터 돈 봉투 살포 지시여부를 묻는 질문에 "검찰 조사에서 모든 것을 진술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의 돈 봉투 사건 개입 의혹에 대해선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조사에서 충분히 소명했느냐는 질문에는 고객를 끄덕이면서 "가족들이 무척 큰 고통을 당하고 있다. 가족들은 죄가 없다"고 호소했다.

다만 모든 사실을 진술한 것이 혐의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검찰은 이날 김 전 수석을 사실상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들여 박희태 국회의장에게 돈 봉투 전달지시를 사전 또는 사후 보고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또 돈 봉투 자금 출처와 규모, 조성 과정 등에 깊숙히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돈 봉투 전달자와 수수자에 대한 정확한 신원을 확인했다.

이와 더불어 부하 직원들에게 증거인멸이나 허위진술을 강요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캐물었다.

김 전 수석은 2008년 7·3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후보 캠프에서 상황실장을 맡아 전반적인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한 인물로 박 후보 캠프에서 핵심실세 3인방으로 불렸다.

전대를 1~2일 앞두고 고승덕 의원실에 전달한 현금 300만원이 든 돈 봉투와 안병용(54·구속기소) 한나라당 당협위원장이 서울 지역 구 의원 5명에겐 건넨 2000만원이 든 돈 봉투 사건에 각각 개입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이와 관련, 고 의원은 돈 봉투를 돌려준 뒤 김 전 수석이 직접 전화를 걸어 '돈 봉투를 왜 돌려 줬냐'며 이유를 따졌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박 의장의 전 비서 고 모(41)씨도 최근 조사에서 고 의원실로부터 돈 봉투를 돌려받은 사실을 김 전 수석에게 보고하자 '돈 봉투를 돌려받으면 어떡하느냐'며 크게 질책 받았다고 진술했다.

또 일부 구 의원은 검찰에서 20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김 전 수석의 책상 위에서 들고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이날 김 전 수석은 변호인측에 "고승덕 의원과 일면식(一面識)도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며 사실상 일부 의혹은 인정했다.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이더라도 막무가내 식 '모르쇠'로 버티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김 전 수석이 미리 일부 사실은 수긍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그러나 김 전 수석은 조사 내내 돈 봉투 배달을 직접 지시한 사실과 선거캠프 직원들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한 혐의 등은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전대 당시 캠프에서 돈 봉투를 배달한 전 비서 고씨와 안 위원장, 재정업무를 총괄한 조 모(51)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과 대질심문을 검토했지만, 실제 대질은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김 전 수석을 일단 귀가조치했지만 이른 시일 내에 정당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수석은 조사 내내 담담하게 진술했다"며 "김 전 수석의 진술내용에 따라 다른 관련자들의 (추가)소환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수석에 대한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이르면 이번 주말을 전후로 박 의장의 소환시기를 저울질할 전망이다.

박 의장은 지난 13일 사퇴서를 제출한 뒤 기자회견에서 "여야를 떠나 우리 정치권의 오랜 관행이었다고 변명하거나 회피할 의사는 추호도 없다"며 "이번 사건을 뼈저리게 반성하며 모든 책임을 제가 다 안고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아울러 김 전 수석과 박 의장에 대한 돈 봉투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수사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판단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흔치 않은 범죄 행위(정당법 위반)에 대해 어떤 처분을 하는 것이 맞는지 수사결과를 토대로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며 "박 의장이 돈 봉투 전달을 지시하지 않더라도 사법처리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수석은 이날 오전 9시20분께 검찰청사에 도착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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