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비서 고 모(41)씨가 2008년 7·3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당시 김효재(60)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에게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9일 한나라당 돈 봉투 살포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상호) 등에 따르면 고씨는 최근 비공개 검찰조사에서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실로부터 돌려받은 현금 300만원을 박 후보 캠프에서 재정·조직을 총괄한 조 모(51)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에게 전달했고, 이같은 사실을 캠프 상황실장인 김 비서관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전당대회를 1~2일 앞두고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실에 현금 300만원을 전달한 '뿔테안경'을 쓴 남성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고씨는 앞서 3차례 검찰 조사에서 고 의원실로부터 돈 봉투를 돌려받은 사실만 인정할 뿐, 배달 사실은 일체 부인했다.
또 돌려받은 돈 봉투의 현금 300만원도 윗선에 보고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고씨는 최근 비공개 소환을 전제로 검찰에 출석한 뒤 기존 입장을 뒤엎고, 고 의원실에 돈 봉투를 전달한 사실뿐만 아니라 윗선에게 보고한 사실도 함께 진술했다.
이와 관련, 고씨는 한 언론에 보낸 '고백의 글'이라는 서한을 통해 "책임있는 분이 자기가 가진 권력과 아랫사람의 희생만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며 "비공개를 전제로 스스로 검찰조사를 받았다는 사실과 비공개 조사를 통해 그동안의 진술을 번복하고 진실 그대로를 진술하였다는 점을 고백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이미 진실을 감추기에는 너무나 명백한 증거를 가지고 있었다"며 "나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열쇠가 바로 나라는 현실을 인정하기로 했다"고 썼다.
검찰은 고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이날 조 모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을 세번째 소환해 당시 돈 봉투의 출처와 조성 경위 등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조씨는 지난 2008년 한나라당 7·3 전당대회 당시 박 후보 선거캠프에서 재정·조직을 담당하며 선거자금을 총괄한 핵심 인물이다.
박 의장의 오랜 측근으로 20여년 동안 보좌한 측근이란 점에서 돈 봉투 살포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고승덕 의원실에 전달한 현금 300만원과 한나라당 당협위원장 안 모(54·구속)씨가 서울 지역 구의원 5명에게 건넨 2000만원이 든 돈 봉투 출처에 대해서도 조씨가 자세히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조 정책수석에 이어 조만간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서도 소환시기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고씨가)비공개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조씨 외에 김 정무수석에 대한 소환시기는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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