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각종 식품과 농수산물 가격, 유가, 전세값 등 서민생활과 직결된 체감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물가불안 심리를 부채질하고 있다.
정부가 뒤늦게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지만 뾰족한 대책이 눈에 띄지 않는다. 거시적으론 금융완화 기조를 현행대로 유지하면서 성장의 고삐도 늦추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불안심리를 잠재우진 못하고 있다.
설을 맞아 유통업계 등 일부 업계는 반짝 특수를 누렸다. 하지만 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보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될 경우 임금상승과 맞물려 물가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일단 성장보다는 물가안정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설’, 반짝 ‘특수’ 누리긴 했는데…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설에 백화점 설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대비 두 자리수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백화점의 1월21일~2월2일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5.0% 올랐다. 신세계백화점(1월17일~2월2일)은 16.3%, 롯데백화점(1월17일~2월2일)도 지난해 같은 설 시즌에 비해 매출이 15.9% 늘었다.
최대 10일 설 황금연휴를 맞은 여행업계는 뚜렷한 모객 호조를 기록하며 황금연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 1~4일 해외여행자수는 2만9000여명으로 전년 대비 93.5% 증가했다.
모두투어 역시 지난 달 28일부터 6일 현재 출발하는 예약인원이 2만9000여명을 기록해 1만1000여명을 기록한 지난해 대비 270%의 모객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설 관련 택배물량도 지난해보다 15~20% 가량 증가했다. 구제역이 한 몫 했다.
대한통운, 한진택배, CJ GLS, 현대로지엠(현대택배), 동부익스프레스 등 주요 택배업체는 각 회사별로 지난 달 24~26일 사이에 최대 물량을 처리하며 일부 대형 택배사에는 하루 최대 100만상자를 넘는 물량을 처리했다.
◇돼지·닭·달걀, 구제역 영향 6개월은 더 갈듯…
정부가 전방위로 물가잡기에 나서고 있지만 설 이후에는 ‘풍선효과’에 따른 물가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밀가루, 대두, 옥수수 등 최근 1년여 사이에 50% 이상 가격이 뛴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 상반기에도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올 초부터 인상설이 흘러나왔던 밀가루는 지난해 상반기 1부셸(국제 곡물 판매 단위)당 400센트 하던 것이 하반기에 800센트까지 치솟았다. 제분업체들은 지난해 상반기에 사놓은 비축분으로 밀가루를 생산하다가, 지난 연말부터는 비싼 수입 소맥의 원료 비중이 점차 커져 채산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최근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축산품 수급 불균형도 설 이후 더 심화할 전망이다.
돼지의 경우 이미 도소매가격이 높은 폭으로 올랐는데, 축산농가에서 개체수를 늘려 도축 때까지 키우는 시간을 고려하면 최소한 6개월 이상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조류인플루엔자의 타격을 받은 양계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업계 관계자는 “산란닭의 30% 가까이 바이러스가 확인돼서 매몰됐기 때문에 상반기 내내 달걀값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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