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돈욕심에 피멍든 '中여인'

전용혁 기자 / / 기사승인 : 2010-10-17 16: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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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선 한번 보고 위장결혼 누명 써, 헌재서 벗겨줘 돈 욕심에 맞선에 나선 한국 남성에게 속아 한국에 들어왔다가 하룻밤 만에 쫓겨나 맛사지업소에 몸담았던 중국여성이 '위장결혼'을 했다는 누명까지 썼다가 헌법재판소 덕에 범죄자의 오명을 벗게 됐다.

17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중국 위해시에 살던 왕모씨는 2006년 11월 국제결혼 알선업자의 소개로 한국 남성 김모씨와 맞선을 봤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결혼을 약속한 왕씨는 이듬해 10월 한국에 입국했다. 혼인신고는 김씨가 그해 4월 이미 해둔 상태.

하지만 김씨는 왕씨를 반갑게 맞아 주지 않았고, 하룻밤을 함께 보낸 뒤 '더럽다'며 왕씨를 내쫓았다. 갈 곳을 잃은 왕씨는 국제결혼 알선업자의 아내 진모씨가 운영하는 마사지 업소에서 생활하며, 안산 등지에서 일을 해 왔다.

그러던 중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 터졌다. 김씨 등과 짜고 취업을 위해 한국에 들어와 위장결혼을 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사정은 이렇다. 마사지업소 일손이 부족해진 진씨가 김씨를 꼬드겨 위장결혼에 이르게 된 것.

진씨와 진씨의 남편은 김씨에게 "중국여자랑 혼인신고를 해 주면, 그 여자를 데리고 들어와 우리 맛사지업소에서 일을 시켜 돈을 벌게 하여 매달 100만원을 당신에게 주겠다"고 말했고, 공돈 욕심이 동한 김씨가 범행에 가담하게 된 것이다.

이같은 사정을 모른 채 한국에 들어왔던 왕씨는 '결혼을 하려는 의사는 진심이었다'고 항변해 봤지만 담당 검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검사는 2008년 9월 여러 사정을 살펴봤을 때 공모한 사실이 명확하다며 기소유예처분을 내렸다.

결국 왕씨는 헌법재판소에 억울함을 호소하게 됐고, 사실 관계를 살펴본 9명의 헌법재판관들은 최근 "왕씨가 취업을 목적으로 입국했다거나, 결혼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라"는 결정을 선고했다.

한편 왕씨가 김씨의 집에서 쫓겨난 이후 수년간 그녀를 돌보고, 이번 헌법재판을 도와 온 서울중국인교회(담임목사 최항규)는 오는 24일 오후 1시 왕씨와 중국동포, 중국인단체, 교인등이 참석한 가운데 헌법소원 승소 기념 행사를 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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