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및 증권가는 이를 두고 LG전자 역사상 '최악의 부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TV, 휴대폰, 가전 등에서 반전의 기미가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를 구조적인 불황으로 진단하고 있다. 패러다임 전환기에 놓인 전자업계의 시류에 편승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5일 업계와 증권가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3분기 1000억~2000억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0억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전망하는 증권사도 더러 있다. 4분기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LG전자의 위기는 경기의 영향이 아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대기업들이 '어닝 서프라이즈' 행진을 벌일 당시 LG전자만 '어닝 쇼크'로 평가되는 실적을 거뒀다. 철저히 기업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 탓이다.
근원은 휴대폰 사업이다. 2분기 휴대폰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2분기 -3.6%였는데, 3분기에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체적인 예상은 -8~-7% 정도다.
최현재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은 2006년 1, 2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승승장구했다"며 "하지만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6%를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이번 위기 사이클은 조금 심각하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고 진단했다.
급기야 지난 달 내수시장 점유율은 15%까지 곤두박질쳤다. 팬택과 같은 선상에 섰다. 그야말로 바닥 밑에 또 바닥이 있는 꼴이다.
내수시장의 비중은 그리 크진 않지만, 국내시장은 고급제품 중심인 까닭에 전사 휴대폰 실적과 연동되는 특징이 있다는 점에서 LG전자에게는 악재다. 실제로 증권가에 따르면, 2004년 이후 LG전자의 휴대폰 내수시장 점유율과 전사 영업이익률은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적자의 원인은 철저하게 스마트폰 때문"이라며 "전략 모델이 3개 나와야 흑자 전환이 가능한데, 4분기 '옵티머스원' 만으로는 불가능하다. 4분기에도 적자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는 사실상 MC사업본부의 흥망(興亡)을 좌우할 수도 있는 스마트폰 옵티머스원의 품질에 대해서도 업계는 시큰둥하다.
안드로이드 2.2 운영체제(OS)를 최초로 탑재했다는 것 외에는 차별점이 없다. 특히 '보는 휴대폰'인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크기가 3.2인치에 불과하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도 4인치이며, 곧 출시될 대만 HTC의 '디자이어HD'는 4.3인치다.
휴대폰업계 한 관계자는 "구본준 부회장이 정기인사 전에 취임한 것도 휴대폰사업 때문"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OS '윈도폰7'이 LG전자의 승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마저 실패하면 단순한 피처폰 제조업체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구본준 부회장이 취임하면서 일정부분 전략을 다시 짠다고 하면 1년 정도는 지나야 한다"며 "더구나 대체로 2년 약정을 걸고 스마트폰을 사는 만큼 그때가서 얼마나 수요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LG전자의 또 다른 간판인 에어컨 사업도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컨 사업을 포함하는 AC사업본부는 3분기 200억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분기에는 영업이익 594억원을 올렸다.
김갑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개선의 조짐은 관찰되고 있지 않다"며 "상반기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가전 및 에어컨이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에어컨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생활가전에 무서울 정도로 투자하고 있다"며 "이미 목표는 LG전자의 생활가전이 아닌 월풀 등 세계적인 가전업체"라고 말했다.
TV 사업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3분기 전 세계 TV 시장이 전반적인 불황을 겪었기 때문이다. 한은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HE사업본부는 북미 등 선진지역의 경기회복 둔화 영향으로 부진한 판매실적을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패러다임 전환기인 현재의 선택이 LG전자의 미래를 좌우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새로 취임한 구본준 부회장의 '캐릭터' 덕 혹은 탓에 LG전자의 인사 태풍은 불 보듯 뻔하다. 이에 대한 비용을 얼마
나 최소화하고 다시 일어서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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