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에선 개발사업에 뛰어든 대우건설 컨소시엄 측의 잘못을 인정한 반면 또 다른 법원에서는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책임이라며 컨소시업 참가 업체들의 손을 들어줬다.
광주지법 제5민사부(부장판사 김영학)는 청라지구 개발사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국제업무타운 개발에 뛰어든 대우건설 컨소시엄 중 K투자개발㈜ 등 4개 업체가 LH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협약체결 보증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원고 승소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수원지법 성남지원이 지난 6월 LH가 대우건설 컨소시엄에 보증을 서준 서울보증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에 대해 LH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 일부 승소판결한 것과 엇갈린 판결이어서 상급심 판단이 주목된다.
LH는 지난 2006년 4월, 청라지구 127만㎡에 국제업무와 상업, 주거, 관광, 레저 등 복합기능이 가능한 국제업무타운을 짓기로 하고 사업자를 공모했다. 외자유치 사업이다보니 외국법인이 컨소시엄 지분의 30%를 출자하는 것이 핵심 요건이었다.
굴지의 건설사와 투자개발회사, 은행 등 27개 업체로 구성된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외국법인인 와코비아를 최대 주주로 3개월여의 수주전 끝에 포스코 컨소시엄을 제치고 사업권을 따냈다. 이어 서울보증보험과 총투자비의 1%(630억원)에 해당하는 보증급 지급을 골자로 한 협약체결이행 보증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후 와코비아와 K투자개발 등 몇몇 투자자가 협약서 서명을 거부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후보자로 선정된 후 60일 이내에 협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보증금을 위약금으로 토해낼 처지다 보니 비상이 걸린 것.
다급해진 대우건설은 사업협약서 일부를 일방적으로 변경하고 LH와 함께 와코비아 홍콩본부를 찾아 설득도 했지만, 와코비아측이 '실사조건부 투자의사'를 고수하면서 협약은 9부 능선에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LH는 결국 당초 사업후보자 선정을 취소하고, 포스코 컨소시엄과 새롭게 협약을 체결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이에 '새 사업자 선정을 취소해달라'며 가처분신청을 내고 사업자 지위확인을 구하는 소송도 냈지만 1, 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기각당했다.
궁지에 몰린 대우건설 컨소시엄 중 K투자개발 등 4개사가 막대한 보증금 부담을 우려해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냈고, 이에 LH는 이들에게 보험을 서준 서울보증을 상대로 맞소송격의 보험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지난 6월 "외자 유치가 목적이므로 와코비아를 뺀 채 임의로 구성원을 변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후보자 선정 취소는 적법하며, 와코비아가 실사조건부 참여 의사를 서류를 밝혔음에도 이를 무시한 LH의 과실도 있는 만큼 서울보증은 보증금의 60%인 377억원을 LH에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광주지법의 판단은 달랐다. "실사 및 내부 승인 여부에 따라 컨소시엄에 참여할 예정이던 와코비아를 컨소시엄의 정식 구성원인 양 취급해 대우건설 컨소시엄을 사업 후보자로 선정한 것은 시행사의 잘못"이라며 "따라서 LH는 와코비아를 포함한 대우건설 컨소시엄 구성원들에게 협약 미체결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와코비아가 확정적 출자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지위에 있었음에도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제출한 신청서류와 자격요건을 시행사인 LH가 충분히 확인.심사하지 않았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동일한 문제에 대한 1심이 엇갈린 만큼 '600억원대 위약금 분쟁'에 대한 법적판단은 다시 고등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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