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상품 제조기는 ‘국가통계 분석’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07-18 16: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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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변화 추이·소비자성향 예측해 제품에 적용, 우리쌀 막걸리·중형세단·직화오븐등이 ‘대표적’ 우리쌀 막걸리, 중형세단, 직화오븐 등 올 상반기 히트상품들의 숨은 비결은 국가통계의 분석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통계청은 18일 ‘쌀 소비량’, ‘가계동향’, ‘생활시간조사’, ‘혼인통계’ 등 각종 통계를 분석해 사회변화 추이와 소비자의 성향을 사전 예측한 점이 이들 제품이 히트상품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히트상품으로 꼽히는 것들 가운데 국가통계를 이용한 사례를 살펴보면 ▲쌀 소비량의 변화추이를 분석하고 먹거리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 ‘우리쌀 막걸리’의 인기 ▲구매력을 갖춘 30대의 감성과 니즈를 충족시킨 중형세단 돌풍 ▲외식비용의 감소와 남성의 가사노동이 증가하면서 홈쇼핑에서 가사 도우미 제품의 성공 등이 있다.

우선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우리쌀 막걸리’의 인기는 쌀 소비량의 변화와 먹거리 안전에 대한 국가통계를 활용한 신제품 출시 전략에 따른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된 막걸리의 원료(4만3849t) 중 수입밀이 58.4%, 수입쌀 23.8%, 국산쌀이 13.6%를 차지해 국산쌀의 비중이 가장 적었다. 국산쌀을 원료로 만든 막걸리는 수입쌀과 수입밀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의 쌀 생산량과 소비량 통계를 분석하고 발빠르게 우리쌀로 만든 막걸리를 한발 앞서 시장에 출시해 인기를 얻은 브랜드가 있다. 100% 친환경 유기농 햅쌀로 만든 막걸리인 ‘참살이탁주’가 주인공이다. 참살이탁주는 2005년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이후 2009년에는 2008년 대비 무려 10배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참살이탁주가 먼저 주목한 통계는 국내의 쌀 소비량의 변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997년 102.4kg이었던 국내 1인당 쌀 소비량이 2006년(78.8kg)에는 쌀 1가마를 밑돌았으며, 지난해에는 74.0kg으로 감소했다.

쌀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2008년과 2009년에 쌀 풍년이 겹치면서 국내에 쌀 재고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국내의 적정 쌀 재고량이 72만t 수준인데 이미 올해의 재고량은 적정량의 두 배 수준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정부가 2008년부터 ‘사업체 쌀 소비량 촉진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막걸리 원료로 쓰이는 쌀의 가격인하와 막걸리용 쌀 품종개발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는 등 우리쌀로 만든 막걸리가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참살이탁주’ 또 참조한 통계는 국민들의 먹거리 안전에 대한 인식이다. 통계청의 2008년 사회통계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의 69.0%가 먹걸리(유해식품, 식중독 등)에 대해 높은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입농산물의 농약 오염에 대해 87.0%가 불안하다고 느끼고 있어 우리 농산물(40.4%)에 대한 불안감의 두 배를 웃돌았다.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의 최대 화두는 ‘K5’를 비롯한 차별화된 감성디자인과 수입차 못지않은 편의를 갖춘 중형세단의 돌풍이다. 중형세단의 히트는 구매력이 높아진 30대의 수요와 그들의 니즈를 찾아낸 통계가 큰 힘을 발휘했다.

그 동안 중형세단의 경우 젊은 층이 생애 첫 차로 구매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중 가구주 연령대별 자동차 구입비용 조사 결과를 보면 30대가 자동차 구입에 쓰는 비용이 꾸준히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연령대별 자동차 구입비용의 연평균 실질 증가율은 30대가 16.7%로 40대와 50대의 증가율을 넘어섰다.

최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수입차 등록현황에서도 30대의 높아진 구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5월 기준으로 30대의 수입차 등록대수는 65,830대(15.2%)로 50대(65,579대)를 앞질렀다. 30대의 수입차 등록 비율은 2007년 11.0%, 2008년 12.6%, 2009년 14.4%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기아자동차 K5 돌풍의 비결도 젊은이의 감성에 맞춘 유럽풍의 디자인과 대형세단 및 수입차와 견줄 수 있는 편의시설을 장착한 데 있다.

외식을 대신해 집에서 간편하게 요리를 할 수 있는 조리기구와 가사 참여율이 늘어난 남성들을 위한 ‘가사도우미’ 제품의 인기 배경도 외식비의 증감 추이를 분석하고 남성들의 가사활동 참여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 분석이 힘을 발휘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계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외식비의 비중이 지난 2004년 14.0%에서 2009년에는 12.8%로 줄어들었다. 외식비가 줄어든 데에는 외식 물가가 오른 것과도 관련이 있다. 2009년 소비자물가는 2008년 대비 2.8%상승한 데 반해 외식물가는 삼겹살(8.5%), 돼지갈비(6.4%) 등이 크게 오르면서 전체적으로 3.9% 상승해 외식비 지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

이러한 통계 분석이 ‘해피콜 직화오븐’이 상반기 홈쇼핑 업계에서 가장 인기를 끈 제품 중 하나가 된 요인이 됐다.

해피콜 직화오븐은 재료를 뒤집지 않고 위, 아래에서 직화로 구워주는 컨벡션 기능의 조리기구로 올해 1~5월 GS샵에서만 18만개가 팔려 조리기구 부분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CJ홈쇼핑과 현대홈쇼핑에서도 각각 13만개 가량이 팔리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사와 육아 등 집에서 살림을 도맡아 하는 재택 남성은 2009년 15만2000명으로 2007년(14만3000명)에 비해 9000여명이 늘었고 2003년(10만6000명)에 비해서는 43.9% 증가했다. ‘2009년 생활시간조사’에서도 20세 이상 성인 남성의 가사 노동시간이 30분으로 2004년 대비 5분 증가해 남성들의 가사 활동 참여도가 높아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 최정수 대변인은 “올해 상반기 주요 히트상품을 생산한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통계청이 발표한 각종 국가통계를 활용해 사회변화와 소비자의 생각 등을 사전 예측한 기업들의 ‘통계 마케팅’ 기법이 히트상품 탄생의 숨은 비결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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