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은행, 통계청 통계자료를 분석해 30일 발표한 ‘금융위기 이후 소비동향의 특징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금융위기 발생 이후인 지난해 4부터 올해 2분기까지의 가정용품 소비가 전년동기 대비 8.9%로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신발의 경우 6.4%, 교통비는 4.6%, 음식숙박비는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동안 우리나라 가계의 국내소비지출이 전체적으로 평균 0.7% 줄었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2003년 카드사태 이후 소비침체를 경험했던 시기(2003년 2분기~2004년 1분기)에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그 당시에도 교통비(-8.8%), 의류신발(-6.6%), 가정용품(-6.4%) 등을 위주로 소비가 크게 줄었다.
반면 불황속에서도 의료비 지출은 평균 7.0%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주거비(1.1%)와 교육비(0.9%)도 크지 않지만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과 고령화 등으로 인해 이들 품목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득수준별로는 고소득층의 소비가 더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소득1분위(소득수준 하위 0~20%)는 평균 3.8%, 2분위(20~40%)는 2.3%, 3분위(40~60%)는 0.7% 지출을 늘렸으나, 상대적으로 고소득층에 속하는 4분위(60~80%)와 5분위(80%~100%)는 각각 1.1%, 1.5%씩 줄였다.
소비지출을 줄인 품목수도 고소득층은 통계청이 분류하는 12개 지출항목 중 술·담배(-12.4%), 교통비(-8.6%), 오락문화비(-6.6%) 등 8개를 줄인 반면, 저소득층은 술·담배(-9.6%), 가정용품(-2.8%), 의류신발(-2.1%) 등 3개 품목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소득층이 소비를 더 줄인 이유에 대해 보고서는 “고소득층은 현재 지출에서 탄력적으로 절약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만 저소득층은 대부분 가계수지가 적자상태에서 최소한의 소비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어 “고소득층은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지갑을 닫지만 회복기에는 반대로 제일 먼저 소비를 늘리는 경향이 있다”며 “소비회복기에 고소득층이 소비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러한 소비 행태와 관련, 대한상의는 “최근 소비가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의 가계부채 문제, 고용부진, 미래불안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 등이 소비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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