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대출금리 인하 ‘생색용' 수두룩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9-04-05 19: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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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자격 제한등 실제혜택 ‘찔끔’… 소비심리 회복 효과 힘들듯 주요 시중 은행들이 잇달아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다.

국민은행에 이어 신한, 하나, 우리, 외환은행도 주택담보 대출금리 인하에 동참했으며 최근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를 발표했다.

은행들은 저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가계(개인)와 중소기업의 이자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인하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지만 정부와 여당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굴복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대출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 보면 실제 혜택은 발표보다 턱없이 쪼그라 들어 “은행들이 정부 압력에 굴복해 마지 못한 상황에서 생색내기용으로 금리를 내린 만큼 소비심리 회복 등의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7%포인트 인하?… ‘눈속임’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대출금리 인하를 발표하고 있지만 실제로 발표된 만큼 혜택을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의 경우 우대금리를 0.3%포인트 내렸지만 이는 신용카드를 새로 만들거나 공과금 이체, 급여 이체 등을 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또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서민’을 위한다는 취지에서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의 가산금리 1.5%, 0.5%를 각각 없앴지만 실제 500만원 이하를 대출받기 위해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국민은행도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고 1% 내렸지만, 모든 고객들이 적용받을 수 있는 우대 금리는 판매마진을 줄여 적용하는 0.3%포인트 정도다. 설정비 은행부담 가산금리도 0.2%포인트 면제했는데 이는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주택만 해당된다.

하나은행은 ‘부수거래 감면금리’를 0.3%포인트 올렸지만 이는 다자녀 가정 등 일부 고객만 받을 수 있다.

더욱이 대부분 은행의 대출금리 인하는 신규 대출자로 제한돼 있어 기존에 고금리로 대출을 받은 고객은 거의 혜택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또 최근 시중은행들이 신규대출 자체를 꺼리고 있는 상황에서 내놓은 대출금리 인하는 결국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솔직히 부동산 시장도 죽어있는 상황에서 신규 대출 수요가 얼마나 되겠느냐”며 “은행들도 적극적으로 대출하진 않을 것”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정부 압박 못이겨 ‘울며 겨자먹기’
은행들이 일괄적으로 대출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사실상’ 금융당국과 여당이 공동 압박에 나섰기 때문이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2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춰 자금을 싸게 조달받고 있는 시중은행이 대출금리를 낮추지 못하는 것을 국민은 이해할 수 없으며 이는 아주 비정상적”이라며 노골적으로 은행권을 겨냥해 질책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에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은행권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등 떠밀려 인하한다’는 비난을 의식한 듯 일부 은행장들은 “정부의 압박에 못이겨 급조한 게 아닌, 계속 생각해오고 있던 부분”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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