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문어발식 확장을 막기 위해 마련된 출자총액제한제도가 2001년 재시행된 이후 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국회는 3일 본회의를 열고 출자총액제한제 폐지를 골자로 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을 진통 끝에 통과시켰다.
정부는 대표적 사전규제의 상징인 출총제가 폐지됨에 따라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신규 투자 증대로 직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규제완화 정부 의지 보여준 것”
공정거래위원회는 출총제 폐지와 관련, “규제완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기업의 투자의욕을 고취하고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정위는 대안으로 기업집단 공시제도를 내놓았다. 한도 제한없이 자유롭게 출자할 수 있되 기업집단 소속회사의 주식 소유와 출자 및 거래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공시하라는 것이다.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2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출총제는 실효성이 크게 저하돼 폐지에 따른 부작용이 거의 없다”며 “기업집단 공시제도 이외 다른 대안은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위원장은 “(출총제와 같은) 상징적인 규제를 폐지하면서 기업에게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는 사후적 규제를 동시에 도입하는 것이 적절한 지 의문”이라며, “공시제도를 먼저 시행해 보고 집단소송제도 등 일련의 조치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가면서 도입을 논의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기업 감시위한 후속대책 필요”
그러나 대기업들을 실질적으로 압박하기 위해서는 사후규제가 보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즉각 성명서를 발표하고 “출총제를 폐지할 경우 보완 수단으로 공정거래법 상 3배 배상제도, 사인의 행위유지청구권, 상법상 이중대표소송제도 등 사후 규율 체계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출총제 폐지가 당장 대기업들의 투자활성화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대부분의 적용대상 기업에 상당한 액수의 출자여력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출총제 폐지가 이들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는 효과는 전혀 기대할 수 없다”면서, “반면 오히려 재무적 곤경에 몰린 기업이 구조조정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계열사 출자를 악용할 위험만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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