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지난 달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부도 업체수가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15곳씩 문닫은 셈= 지난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중 어음부도율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부도업체 수는 321개로 집계됐다. 조업일수를 기준으로 매일 15개 정도의 업체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쓰러진 것이다.
올해 전국 부도업체 수는 매월 200개 안팎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본격화 되면서 10월 부도업체는 지난 9월에 비해 무려 118개 증가한 300개 이상으로 급증했다. 10월 부도업체 수는 지난 2005년 11월 313개 업체가 부도한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대 수치다.
내수 침체는 물론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수출까지 둔화하자 부도기업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급격히 증가했다. 제조업이 지난 9월 66개에서 10월 109개로, 건설업은 49개에서 65개로 각각 늘었으며, 특히 내수와 직결돼 있는 서비스업은 74개에서 133개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80개에서 111개로 증가한 반면, 지방은 123개에서 210개로 87개가 증가해 지방의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는 사실을 반증했다.
이에 따라 10월 전국의 어음부도율 역시 9월의 0.02%에서 0.03%로 늘었다. 어음부도율은 지난 6월 0.03%에서 7월 0.02%로 하락한 뒤 석 달 동안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10월 상승 반전했다.
◆“시중은행 대출 거의 불가능”= 그러나 늘어만 가는 부도에 따른 중소기업의 대책은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주물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중소업체 대표는 “은행들도 사정이 좋지 않은데 요즘 시중은행에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며 “중소기업 자금유동성 확보를 위한 정부 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실제 은행들로부터 자금지원에서 숨통을 트는 업체들은 일부 큰 중견업체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소 김병권 센터장은 “지금까지 대부분의 정부 정책은 정부가 은행에게 부탁을 하던지 지급보증을 해 주는 등의 형식이었다”며 “이는 정부가 은행을 앞세우는 방식으로 정부는 후선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센터장은 또 “정부가 직접 나선 것은 지난달 19일 중소기업은행에 1조 원의 자금을 직접 지원해주는 방식 뿐”이라며 “이런 방식은 실제로 작동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환율상승 피해 더 심해질 듯= 또한 환율변동에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의 기업이 환율변동에 따른 대비를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환율상승에 따른 피해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 전국의 제조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최근 환율·금리불안에 따른 기업애로와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기업의 65.4%가 “환 리스크 관리대책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중소기업은 무려 74.9%가 ‘수립 못했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대기업의 45.3%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중소기업단체 관계자는 “외환위기 당시와 같은 대기업의 부도는 없겠지만, 10월 부도율 증가 수치는 중소기업을 비롯한 실물경제 침체의 시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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