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설관리공단 ‘봉사’ 중독에 빠지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2-14 17:3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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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모두 자발적 참여 “할수록 힘난다” 싱글벙글 20년이 훨씬 넘은 역사만큼 내실 있는 봉사활동을 펼치며 어려운 이웃에게 마음을 나눠주는 곳이 있다.

서울시시설관리공단(이사장 김순직) 직원들은 봉사활동 3년째를 맞으며 395회에 2558명이 참여해 온정이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고 있다.

2005년에는 6369시간, 2006년에는 1만4950시간의 활동으로 2년 연속 ‘서울사랑 나누미 우수기관상’을 수상한 공단 직원들은 올해에도 사랑나누기에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봉사활동 목표는 1만 시간 이었지만, 이미 11월에 1만4000시간을 훌쩍 넘겼다. 공단은 2004년부터 경영혁신을 추진해 오면서 ‘비용 절감과 수익 창출’로 시민의 사랑에 보답하는 것 외에도 직원들의 자투리 시간을 모아 ‘봉사 활동’을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 2005년 2월부터 매주 토요일을 자원봉사의 날로 정해 사회복지시설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손길을 보탰다.

일반 직원들은 점심 준비, 배달, 설거지나 독거노인 집을 방문해 말벗, 청소 등의 일을 하고 전기, 건축 등의 기술이 있는 직원들은 가전제품, 보일러, 타일이나 가구의 수리를 맡았다.
시행 초기만 해도 ‘수고한다,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도리어 쑥스러워했을 정도. 하지만 지금은 봉사활동에 이력이 생긴 직원들이 먼저 말을 걸고 더 도울 일이 없는지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고 있다.

▲매주 토요일은 자원봉사의 날

공단은 매주 토요일마다 적게는 6명에서 많게는 20명이 장소별로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굳은 일 마다 않고 열심히 움직인다.

매주 참여하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청계천에서의 봉사가 더해졌다. 청계천에서는 풀 뽑기, 청소하기, 이용안내와 비상 시 대피 유도의 일을 한다.

봉사왕이라 일컬을 직원도 여럿 있다. 공동구관리팀에 근무하는 지재호 과장은 독거노인을 찾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양 할머니(85)와의 인연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주말에 시간만 허락되면 과일이나 생필품을 사들고 혼자 살면서 다리까지 불편한 할머니를 찾아간다.

청소와 집안일을 하고는 할머니와 말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여타 말벗 봉사처럼 단순히 할머니의 말씀만 들어드리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이야기도 많이 한다.

회사며 집에서의 일들, 넋두리처럼 서로 말을 늘어놓다보면 할머니께 얻어지는 게 되레 더 많다고. 만남의 회수를 늘일수록 지재호 과장은 “매사 일을 긍정적으로 보고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단다.

한달 2~3번의 의무적인 방문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게 지과장의 말이다. 찾아뵈면 반갑게 맞아주고 나올 때는 마음속의 찌꺼기를 버릴 수 있으니 이건 봉사가 아니라 마음의 정화가 아니겠냐는 것.
어린이대공원에 근무하는 국철호씨는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었습니다.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야 하고 부모님께 효도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강해진다고 할까요. 그런데다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도 더욱 커졌습니다”라며 봉사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을 정도로 입사 전부터 관심 있던 분야인데다 그전부터 성당에서 1년에 3~4차례의 봉사 활동을 해왔었다. 그러다 공단 봉사 활동에 참여하면서부터는 한 달에 6회, 그야말로 ‘시간 날 때마다’ 봉사한다.

“봉사는 중독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상가경영팀의 김현태씨는 쉬는 날 특별한 일 없으면 무조건 중계사회복지관으로 향한다. 하는 일은 주방 보조. 식재료 다듬기에서부터 설거지, 청소 등 닥치는 대로 맡아 한다.

김현태씨는 대학교 시절 봉사에 참여하다 사회에 나오면서 잊고 살았다. 그러다가 봉사활동을 추진하는 공단의 정책에 따라 다시 시작했는데 일손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주고 또 복지관 사람들이 좋아해주니 기쁨이 더욱 크다. 야간 근무가 많아 주말 보다는 평일에 주로 찾는다. 쉬는 날 전이면 으레 술자리를 갖곤 했는데 요즘에는 복지관 찾을 생각에 술자리도 접었다. 그 덕분에 건강도 좋아졌다.

이들은 봉사활동에 열심인 이유를 “할수록 기분 좋고 힘이 나기 때문이다”며 “처음에는 돕는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마음이 따듯해지고 세상을 사랑하는 눈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첫째 주 월요일 점심은 우리에게 맡겨라

공단 간부 부인들의 봉사 모임인 ‘나눔터’는 매월 첫째 주 월요일마다 광진 노인 복지관을 찾는다. 회원 32명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400~500명의 점심식사를 준비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식사 준비부터 배식, 정리까지 도맡아 한다. 2004년 8월부터 시작한 일이 해를 넘겨 4년째 이어오고 있다. 여기에 매월 회원 한 사람당 1만원씩을 모아 소년소녀 가장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한다.

‘공단에 몸담고 있는 남편들이 서울시민을 가장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나섰다’는 것이 모임 결성의 이유.

일주일에 한번 꼴로는 청계천에 자원봉사도 나간다. 활동 회수 37번에 293명이 1172시간의 봉사 활동을 펼친 것으로 집계됐다.

▲불편한 곳 우리에게 다 맡겨

기술직 직원이 주축이 돼 ‘공사’를 한 번에 해결하기도 한다. 재정이 열악한 복지시설에서 비용 때문에 미뤄왔던 불편하고 위험한 시설 공사를 책임지는 것으로, 2005년 6월 우성원의 계단을 교체한 것을 시작으로 암사재활원의 공원 등주 설치 및 텃밭 조성, 충남 부여군의 밀알의 집 보도블럭 시공, 은평노인 복지관 산책로 공사 등 건당 몇 천만원이 들 만한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여기에 들어간 자재는 모두 공사감독 업무 중 별도로 챙겨 놓은 ‘재활용 공사자재’로 공사 중 발생한 재활용 가능 자재를 폐기 처분하지 않고 모아놨다가 공단 홈페이지에 게시 후 필요한 기관에 무료로 제공하는데, 그 중 일부를 활용해 직접 시공까지 맡아하는 것.

노동력만으로 복지시설의 계단이나 진입로 등이 말끔히 새 단장될 수 있었다. 복지시설 간에 소문이 퍼져 요청이 쇄도하고 있으나 분야별로 필요한 직원 여럿이 모여야 가능한 일이어서 급한 순서대로 처리하고 있다.

은평구에 위치한 시립 은평 노인종합복지관내 산책로도 말끔히 단장시켰다. 건물 주변 산책로 중 폭 3m, 연장 43m, 면적 130㎡의 구간을 재활용자재를 활용한 고압블럭 포설 작업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꼬박 7시간을 땀 흘린 적도 있다.

일반 시공업체에 맡긴다면 1000만원 이상이 드는 대공사라 해도 자원봉사팀 30여명의 손과 소규모 공사감독에서 발생한 건설자재(고압블럭 1만5000장)를 재활용함으로써 100% 무료로 공사를 진행한다. 2005년에 이어 2006년에도 서울사랑 나누미 기관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한 공단은 2007년에는 활동 기관과 프로그램을 다양화 해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미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정익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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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봉사왕 이장근 직원>봉사? 시간만 나면 무조건!

2006 서울시설관리공단 지식왕 선발대회에서 봉사왕으로 선정된 바 있는 이장근 직원의 활동이 눈길을 끈다.

2006년 한 해 동안 37일 185시간 봉사 활동을 한 이장근 직원이 ‘봉사왕’의 부상으로 받은 상금을 쾌척했다.

“남을 위한 것이 아니고 내가 좋아서 한 일로 상을 받게 돼 오히려 부끄러울 뿐”이라며 “그런 만큼 부상은 내가 상을 받게 도와주신 분들을 위해 쓰였으면 좋겠다”고 기부한 것.

그는 휴무일이나 근무일이나 가리지 않고 ‘시간만 나면’ 무조건 우성원(강동구 고덕동, 장애인 생활시설)을 찾아 봉사할동을 한다.

우성원에서는 지난달에도 22회의 봉사활동을 한 그에게 우수봉사자로 선정,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시설공단은 매주 토요일을 ‘사회봉사의 날’로 정해 직원들이 돌아가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공단이 정기적으로 찾는 곳은 우성원(강동구 고덕동), 암사재활원(강동구 암사동), 중계사회복지관(노원구 중계동)과 노인복지관(은평구 진관외동, 광진구 구의동, 관악구 신림동), 교남 소망의 집(강서구 화곡동), 섬김의집(관악구 신림동), 청계천의 9곳.

매주 토요일마다 적게는 6명에서 많게는 20명이 장소별로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궂은 일 마다 않고 열심히 움직인다.

세탁사업을 하는 우성원에서는 세탁작업 보조가 주요한 일, 암사재활원에서는 아동 생활지원을 주로 하고 중계 사회복지관에서는 도시락 준비와 배식, 재가노인 지원과 청소를, 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재활치료 보조 등에 매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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