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돈 되는 곳’ 과감히 투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2-12 16:25:16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정부, 현재 11.6%인 주식투자 비중 단계적 확대할 듯 눈덩이처럼 커지는 국민연금기금의 운용대상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데 이견은 거의 없다. 국내외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고 각종 대체투자를 확대해 운용 수익률을 더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문제는 투자처 발굴과 안전성 확보다. 국민이 맡겨둔 돈을 투자해서 큰 손해라도 본다면 뒷감당이 어려워진다. 자연히 기금운용의 전문성 요구가 더 커지게 된다.

◇채권투자 비중 축소= 구체적인 목표치는 설정되지 않았지만 정부는 현재 11.6%에 그치는 국민연금기금의 주식투자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연히 87%를 점하는 채권투자 비중은 줄어든다.

주식의 특성상 위험이 뒤따르지만 ‘공세적’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연금재정팀장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수익성이 커지면 미래세대에게 혜택이 간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 주식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금규모의 확대로 국민연금기금이 국내 자본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짐에 따라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2004년 작성된 국민연금 중장기 기금운용 마스터플랜에서도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투자는 협소한 국내 주식시장의 제약에서 벗어나 자산운용의 폭을 확대하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 “해외투자는 간접투자를 중심으로 기본시스템을 도입한 후 단계적 시행을 거쳐 개선, 보완해 나가는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했다. 해외주식 간접투자에 대한 노하우가 쌓이면 직접투자로 발걸음을 옮기는 식이다.

해외 주식투자에서 성공만 거둔다면 국내 주식시장이 급락하거나 극심한 경기침체가 오더라도 ‘안전판’ 구실을 할 수 있다. 반대로 해외투자에서 기대한 만큼 수익을 올리지 못하면 충격파는 클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에 따라 기금운용공사 설립을 통해 전문성 및 독립성을 높이면서 위탁운용도 현재보다 늘릴 방침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지난달 최초로 크레디트스위스자산운용(CSAM)과 모간스탠리자산운용(MSIM) 2개 해외운용사와 전략적 제휴를 한 것도 이같은 포석의 일환이다.

◇아파트·도로에 투자= 국민연금이 대체투자에 눈길을 돌린 시점은 2002년부터다. 규모는 2006년의 경우 전체의 1.2%인 2조1700억원에 불과했다.
다소 늦었지만 대체투자처를 적극적으로 발굴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해외 연기금 사례를 보더라도 대체투자 확대는 대세다.

정부가 구상하는 대체투자의 두 축은 사회간접자본(SOC)과 부동산이다. SOC 투자는 고속도로부터 시작된다. 올해 안으로 ▲제2영동고속도로 ▲경북 영천-상주고속도로 ▲수원-광명고속도로에 국민연금 참여가 확정됐다. 경전철 등 철도사업과 임대형 민자사업(BTL)으로 이뤄지는 하수관거 교체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현석 건국대 교수는 “SOC에 대한 국민연금의 투자는 국민경제 성장과 국부 유출 방지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유시민 복지부 장관도 “진작에 SOC에 투자했더라면 해외자본을 유치하지 않아도 됐는데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의 부동산 투자도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임대주택펀드’에 국민연금이 ‘국고채 금리+α’ 수익률을 조건으로 참여하는 게 사실상 확정됐다.

국민연금이 직접 사업주체가 돼 중대형 장기임대아파트에 투자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대도시 사무용 빌딩 및 상업용 부동산 투자로까지 폭이 넓어질 게 확실시된다.
국민연금은 이밖에 우량기업의 인수·합병(M&A)에도 가세할 채비를 하고 있다. 최근 신한금융지주의 LG카드 인수에 9028억원을 투자한 게 단적인 사례다. 복지부 관계자는 “우량매물이 나오면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주식 및 M&A 투자가 확대되는 데 따른 사회적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정부가 국민연금의 막대한 자본을 무기로 기업을 쥐락펴락하는 ‘연기금사회주의’에 대한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전략적 투자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시장에서 여전하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