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안은 여당과 당정협의 등을 거쳐 마련된 안. 적용대상을 ‘자산 6조원 이상 그룹의 모든 기업’에서 ‘자산 10조원 이상 그룹의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으로 좁히는 게 골자다.
이 경우 343개사(14개 그룹)에서 24개사(7개 그룹)으로 줄어든다. 환상형 순환출자금지는 뺐다. ‘완화’ 기조 속 ‘타협’의 성격이 짙다. 이 때문에 정부측은 진통은 있겠지만 큰 틀의 변화없이 통과할 것으로 낙관했었다.
그런데 흐름은 정반대다. 무엇보다 여당의 분열이 문제다. 탈당파 중 천정배 의원을 비롯 이른바 개혁성향 그룹은 출총제 폐지와 함께 대안으로 순환출자 금지를 들고 나왔다.
현 출총제를 유지하는 것보다 더 강한 규제로 규제 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에서조차 고려하지 않았던 방안이다. 그러나 이들 개혁성향 그룹은 정책 차별화 차원에서 이같은 내용으로 수정안을 마련, 임시국회에서 관철시킨다는 방침까지 세웠다. 박영선 의원, 김현미 의원 등 여당 내 개혁성향 의원들도 동조하는 움직임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정부안과 배치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채수찬 의원 등 열린우리당 의원 14명은 정부안과 별도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순자산의 25%를 초과해 계열사에 출자하지 못하도록 한 현행 출총제를 폐지하되 계열사간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기존 순환출자는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는 상호출자 외에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기존 순환출자는 법 시행일 이후 10년간 매년 10%씩 의결권을 축소하도록 했다. 이는 당초 공정위가 추진해왔던 안이다.
특히 채 의원의 경우 여당의 제3 정조위원장을 맡고 있는 인물. “지난 2004년부터 개인적 소신으로 추진해왔다”는 게 채 의원의 설명이지만 여하튼 당론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반면 탈당그룹 중 실용 노선을 강조하고 있는 강봉균 의원을 비롯 여당 내 일부 의원들은 정부안보다 더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권에 시민단체, 공정위, 재경부, 재계 등 각계 입장이 모두 담겨 있다는 얘기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 내 구성했던 태스크포스(TF)의 논의를 국회에서 다시 한번 되풀이하는 게 될 것 같다”고 관측했다.
이와 관련 여권 인사는 “탈당파 등 일부에서 정책 차별화를 위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기존 당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논란은 있겠지만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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