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사회안전망 사업은 지속되는 경기 불황과 경제 양극화 현상의 심화 등으로 중산층이 무너지고 신 빈곤층이 증가함에 따라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및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차상위 계층의 생계보호와 자활기반을 조성해주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중구가 전국에서 최초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
아직 차상위계층이라는 개념조차 잘 모르던 시기에 중앙정부차원에서도 하기 힘든 사회안전망 사업을 기초자치단체에서 그것도 법적 지원을 받는 기초수급자 대신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추진했다는 점에서 중구사회안전망 사업은 중앙정부는 물론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저소득층 실태 조사로 지원대상자 파악
중구는 이 사업 추진을 위해 2004년 9월 동사무소 사회복지사와 복지도우미, 동사무소 직원들을 동원해 저소득층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 국민기초생활수급자 2387가구 3661명, 차상위 120% 계층 1404가구 3464명, 150% 계층 244가구 595명, 200% 계층 381가구 962명 등 지원이 필요한 4416가구 8682명을 파악했다.
구는 1차적으로 이중 가장 지원이 시급한 120%내 차상위계층 1469세대 3425명을 대상으로 1300여 구 직원들이 이들과 결연해 관심과 사랑을 나누고 실천하는 ‘1직원 1가정 보살피기’운동을 전개했다.
구 직원들은 결연을 맺은 가정의 후견인 역할을 하며 이들에게 맞는 지원방법을 찾아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설·가정의 달·추석에는 작은 선물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방문해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또한 전국 최초로 ‘방문간호사 1인 1동제’를 실시, 동마다 한명의 방문간호사를 배치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가구를 대상으로 방문간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방문간호사들은 가족건강기록부 작성 및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관리, 이동목욕·이발서비스도 제공하고, 백병원·제일병원 등 관내 병원과 연계해 무료수술 지원·특진비 지원 등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동일 구청장은 “경제 위기 속에서 기초생활수급자 및 법적으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차상위 계층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시작한 중구사회안전망 사업이 참여한 개인과 단체에게 이웃사랑의 보람을 줄 뿐만 아니라 수혜자에게도 자활의 희망을 주고 있다”면서 “앞으로 정기후원 대상자를 차상위계층 120%에서 150%까지 확대 운영하고 중구사회안전망을 브랜드화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들도 참여하는 이웃사랑 1사1동 자매결연 사업
사회안전망 구축 사업 시행 2년을 맞은 올해에는 민·관 합동 저소득층 보살피기 프로젝트인 ‘이웃사랑 1사1동 자매결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중구사회안전망 구축 사업에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을 접목시킨 새로운 개념의 복지서비스로 기업체와 동사무소가 혼연일체로 어려운 이웃을 보살피는 것이 가장 큰 특징.
현재 신세계백화점·호텔신라·GS건설·한국전력KEDO원전사업처·한국교육학술정보원 등 5개 기업 및 단체 등이 참여해 8개 동의 200여 가구와 자매결연을 맺고 회사별로 자원봉사팀을 만들어 저소득 가정을 방문해 말벗 서비스, 가사 지원 등 정서적 지원 활동 및 도배, 보일러 수리 등 주거환경 개선 사업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경로당 등 복지시설과 연계해 팀 단위 후원활동도 펼치고 있으며, 주민자치센터 저소득층 공부방과 연계, 청소년 및 아동 교육에도 나서고 있다.
이처럼 1직원 1가정 보살피기 담당 직원이나 방문간호사들, 이웃사랑 1사1동제 담당 기업 자원봉사팀들이 돌아가며 매일같이 차상위계층의 가정을 방문하는 덕분에 저소득 가정에 무슨 일이 생겼을 경우에는 즉시 조치가 가능하다.
▲목숨 잃을뻔한 저소득층 살려내기도
지난해 연말에는 한 공무원의 꾸준한 관심으로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뻔한 어려운 주민을 살려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중구청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청소행정과 설동완 시설장비팀장은 지난해 12월20일, 1직원 1가정 보살피기 대상인 김씨를 방문했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보건소와 119로 신고해 국립의료원으로 신속히 옮겨 응급조치를 취해 생명을 구했다.
아내와 이혼하고 아들 2명과도 연을 끊고 혼자서 살고 있는 김씨는 호적에 아들이 있다 보니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이 안 돼 연금 20만원으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었는데 20년전부터 앓고 있는 당뇨에 신장질환까지 발병해 1주일에 3번 투석을 하는 등 고생을 겪고 있었다.
이런 김씨가 너무 안타까웠던 설 팀장은 그를 위로할 겸 상황이 나빠지지 않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일주일에 두세번은 전화를 하고 틈틈이 그의 집을 찾곤 했는데 그날은 출근하자마자 전화를 했는데도 김씨가 전화를 받지 않자 곧바로 버스를 타고 김씨 집으로 향했다.
그때 김씨는 방에서 거친 호흡을 내쉬며 있었는데 설 팀장이 흔들고 깨워도 의식을 찾지 못하자 즉시 보건소 방문간호팀으로 연락해 신속히 방문간호사의 진료를 받도록 한 후 119에 신고하고 국립의료원으로 옮겼다.
병원측에 따르면 당뇨로 인한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김씨의 혈당이 매우 낮아져 조금이라도 응급조치가 늦어졌다면 반신불수가 되거나 생명을 잃을 뻔 했던 위험한 상황이었다.
▲갑자기 사망한 독거노인 장례 치러줘 유가족에게 감동을
지난 2월에는 중구에서 갑자기 사망한 독거노인을 신속히 발견해 장례까지 치러줘 유가족들의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보건소를 찾아온 어느 할머니가 옆집에 사는 K(82·여)씨가 아무래도 이상한 것 같다며 무심코 흘린 이야기를 소홀히 듣지 않은 이성은씨(중구보건소 방문간호사)는 아무래도 이상한 생각이 들어 전날 방문했던 K씨를 다시 방문했다.
그러나 K씨의 방 앞에 전날 갖다준 도시락이 그대로 있는데다 문이 잠겨 있어 광희동장과 광희동 사회복지사인 김혜선씨에게 즉시 연락한 후 중부경찰서 을지지구대 경찰관 입회하에 119 소방대원과 함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광희동장이 엎드려 있는 K씨를 일으켜 세우고자 했으나 K씨는 이미 심장마비로 사망한 상태였다.
이들은 즉시 중부경찰서에 연락해 K씨를 국립의료원에 안치하는 한편 K씨의 연고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다행히 미국에 사는 두 딸과 어렵게 연락이 닿았고, 지방에서 일하고 있는 유일한 아들에게도 연락이 돼 K씨는 자식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무사히 장례를 치를 수 있었다.
두 아들과 두 딸 등 4자녀를 둔 K씨는 남편이 세상을 뜬 후 혼자서 살아왔다. 두 딸은 미국으로 이민을 갔으나 어렵게 살기는 국내와 마찬가지였고, 고생하며 살아온 장남은 지난해 병으로 죽었다. 작은 아들도 가정을 가졌으나 일을 찾아 지방으로 전전하다보니 가족을 돌 볼 형편이 아니었다.
이런 딱한 사정을 들은 광희동사회복지사인 김혜선씨는 K씨를 ‘중구사회안전망’차상위 지원대상자로 선정하고 후원자와 정기결연을 맺는 한편 방문간호 서비스, 가정도우미 서비스, 도시락 배달 서비스, 이동목욕 서비스 등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했다. 항상 관심의 테두리에 있던 사회안전망 덕분에 갑자기 사망한 K씨를 신속히 발견하고 가족들에게 연락해 무사히 장례까지 치룰 수 있었던 것.
이는 K씨의 가족들에게 무한한 감동을 줘 차녀인 이 모(45·미국 뉴욕거주)씨도 중구사회안전망에 동참을 해 1년간 2가정에 각각 월 5만원씩 총 120만원을 후원할 예정이다.
그녀는 “동사무소의 신속한 처리와 장례지원에 너무 고맙다”면서 “비록 미국에서도 어렵게 살지만 모친과 같은 환경에 처한 분에게 모친께 못다한 효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정익 기자[email protected]
/서정화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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