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C서 불법 채권추심 횡포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9-26 18: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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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정보법 적용 받지 않아 규제 ‘사각지대’ “고작 OOO에 근무하는 주제에 말 많네. 당신하고 길게 애기할 시간 없으니까 빨리 돈이나 보내. 안그러면 바로 법적조치 들어가니까 그렇게 알고”

김 모씨(31세)는 최근 불쾌한 경험을 했다. 현대백화점(68,500원 100 -0.2%) 카드 이용대금 2만3000원을 납부하지 않았다고 집으로 가압류 예정 통지서가 날아온 것이다. 하지만 통지서 내용이 이상했다. 우선 4년동안이나 이용하지 않았던 카드대금이 갑자기 날아왔다는 것이 의아스러웠고 통지서 연락처도 백화점 고객센터가 아니라 OOO 자산관리라는 곳으로 되어 있었다.
김 씨는 우선 백화점 거래내역을 확인한 후 미납액을 납부해야겠다는 생각에 통지서에 적힌 자산관리사에 전화를 걸어 거래내역 송부를 부탁했다.

하지만 담당자는 “거래내역은 확인해 줄 수 없다. 우리가 현대백화점 채권을 모두 사와서 회수하는 거니까 믿고 돈을 보내라”라는 답변만 받았다. 재차 거래내역을 요구했지만, 담당자는 귀찮다며 험담 뿐 아니라 직장까지 비하하는 발언을 퍼부은 뒤 전화를 끊었다.
김 씨는 결국 백화점 고객센터와 서너번 통화한 끝에 연체와 채권매각 사실을 확인했지만, 자산관리사측의 무례에 대해서는 사과받지 못했다.

그는 “카드사 채권관리팀을 사칭하는 사기가 많다기에 백화점 거래내역을 확인하려 했을 뿐인데 협박에 가까운 말을 들어 무척 언짢았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장기 연체채권 경우 일괄적으로 자산관리업체에 매각, 정리하는데 채권을 인수한 측의 고객응대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며 “고객들에게는 채권매각 통보를 했으며, 소유권이 넘어간 것이라 우리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 씨의 사례처럼 중소 AMC(자산관리회사)의 불법채권추심 문제가 심각,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AMC는 부실기업의 채권이나 자산을 넘겨받아 관리하는 회사지만, 중소업체의 경우 일반 소비자들의 채권을 다루는 사례가 많다. 이외 각종 연체채권이나 일반 상거래 채권까지 취급영역이 다양하다.
금융사나 유통업체, 통신사 등은 소비자들의 채권 연체기간이 길어지면 일단 신용정보사에 채권추심을 의뢰한다. 채권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신용정보사가 회수한 부분에 일정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형태다.
반면 AMC는 흐름은 같지만 구조가 다르다.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은 일정 가격을 받고 AMC에게 채권을 매각한다. 이 때 AMC는 소비자들에게 채권을 회수할 권한도 넘겨 받는다.

양쪽 모두 실질적으로 채권추심은 하는 것은 같지만, 신용정보사는 신용정보법에 따라 소비자보호조항을 지켜야 하는 의무가 있고, AMC는 신용정보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 현행법 가운데 신용정보법만 채권추심 불법행위를 규제하고 있는데, AMC는 영역에서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AMC가 일반 소비자의 채권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저지르더라도 딱히 규제할 방안이 없고, 무리한 채권추심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김 씨의 사례도 AMC가 신용정보법에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신용정보업계는 AMC에 대한 정확한 통계치는 없지만 중소업체가 1만 여 곳에 육박하며, 종사자들은 30만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AMC들은 △무자격자 고용에 따른 과도한 채권추심 △개인사업자 형태의 계약추심원 고용 및 신용정보 유출문제 △금융당국 감독의 어려움 △높은 탈세가능성 등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 신용정보업계의 시각이다.
신용정보업계 관계자는 “AMC의 경우 제도적 규제가 허술하기 때문에 불법추심을 엄벌하는 신용정보사와는 큰 간격이 있다”며 “두세명으로 구성된 업체부터 수십명을 고용하고 있는 인력파견회사 형태의 업체까지 다양한 형태가 있으며 채권회수를 위해 상식 밖의 행위를 하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AMC들은 인수할 채권이 있을 때 마다 한시적으로 설립, 게릴라식으로 영업한뒤 해체되는 것들이 많아 금융당국의 감시가 어려운데다, 일부는 채권회수 장부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탈세를 저지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A사는 100억원 규모 부실채권을 5억원에 인수한 뒤, 6억원을 회수해 수익이 났어도 3000만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가장한다. 이후 A사는 세금을 면제받은 후 회사를 해체하고, 보유하고 있는 채권은 별도로 설립한 B사에서 처리하는 등, 같은 행위를 반복하는 방식이다.

일부의 경우 연체채권을 인수한 뒤, 대금을 납입하지 않고 그때그때 회수되는 채권대금을 납부하는 형태로 무자본 영업을 하는 곳도 있다. 이역시 편법이라는 지적이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AMC들도 소비자 연체채권을 추심하는 경우, 신용정보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며 “비교적 관리가 잘 되고 있는 신용정보사보다 AMC에서 유출되는 정보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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