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통장에 돈을 입출금하듯 자원봉사를 통해 실천한 선행을 통장에 저축해두고 필요할때마다 수시로 찾아쓸 수 있는 제도가 서울시 한 자치구에서 시행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제도는 동작구(구청장 김우중)가 지난 1999년 전국 최초로 시작한 ‘품앗이 자원봉사 은행제’다.
이 제도는 옛날 우리 조상들이 농번기에 무상으로 남의 밭일 등을 도와주고 자신이 필요할 때 이웃의 도움을 받는 품앗이를 현대의 자원봉사제도에 도입한 ‘현대판 자원봉사 품앗이’ 제도이다.
그러면 이 제도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그 배경은 지난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동작구는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공동체 의식 함양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구는 그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일찍이 우리 민족의 미풍양속이었던 두레나 품앗이 등 협동정신을 자원봉사제에 도입한 자원봉사은행제도를 실시키로 한 것.
거기에다 자원봉사의식 확산을 위해서는 봉사자에게 소정의 혜택을 주는 방안도 필요했다. 그래서 구가 생각해 낸 것이 마일리지 개념. 선행을 한 만큼 적립해 훗날 자신 또는 친척, 친구 등에게 그 혜택을 나눠주게 하자는 것. 이렇게 해서 우리의 미풍양속인 두레나 품앗이의 협동정신과 마일리지제도의 장점을 혼합한 자원봉사 품앗이 제도가 탄생했다.
▲동작구 자원봉사은행 건립
자원봉사 품앗이 제도를 시행하기에는 구청내의 조직과 인원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추진할 전담기관이 필요했다. 그래서 동작구가 추진한 것이 바로 자원봉사센터건립 사업.
동작구는 이후 구체적 실사와 조사 등을 실시하고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노량진1동 325의5번지에 총사업비 27억8000만원을 투입해 부지면적 716㎡(216평),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의 동작자원봉사센터(이후 동작자원봉사은행)를 건립해 지난 2005년 1월 개관했다.
이렇게 개관한 동작구 자원봉사은행은 ▲지하 2층(90평)은 식당과 발전기실 ▲지하 1층(118평) 건강관리실과 어린이방 ▲지상 1층(118평)은 봉사자실과 교육실 ▲지상 2층(58평)은 상담실과 주차장 ▲지상 3층(70평) 홍보실, 세미나실 등의 시설을 갖춰 지금까지 동작구의 자원봉사제도의 첨병노릇을 하고 있다.
한편 이 자원봉사센터는 현재 자원봉사센터 대신 ‘자원봉사은행’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이는 선행을 현금처럼 포인트로 저금해 주고 필요할 때 인출해 주는 ‘자원봉사 품앗이’제도의 성격을 감안해 구가 명칭을 바꾼 것.
▲자원봉사은행의 운영
지난 1999년 11월29일 주민주도로 운영단체를 설립해 운영해 왔으며 동작구는 운영에 있어 예산확보, 자원봉사활동체계 확립 등을 위해 행정지원팀을 구성ㆍ지원해 왔다.
이후 2003년 7월1일부로 사단법인 동작자원봉사은행에 위탁되어 운영되고 있다.
현재 운영체계는 총회에서 선출된 이사장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실무는 운영위원장 이하 9명이 운영하고 있으며 운영에 대한 자문과 지원을 위해 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자원봉사 센터의 기능
현재 동작구는 자원봉사은행 내에 ‘전산인트라넷(인터넷+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해 각종 자원봉사 신청, 수요처 신청, 자원봉사단체 등록 및 각각의 봉사자와 수요처에 대한 정보수집 및 정보검색 등의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또 자원봉사은행은 자원봉사 희망 대상자가 센터로 직접 방문하지 않고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인터넷(www.djvol.or.kr)을 통해 자원봉사 관련 정보를 조회ㆍ접수 등의 처리를 할 수 있게 했다.
구체적으로 자원봉사은행이 실시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첫째로 ‘품앗이 자원봉사은행제’를 꼽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자원봉사은행이 봉사자에게 일반은행의 통장과 같은 형식의 ‘자원봉사 사랑나눔 통장’을 발급해 봉사활동 1시간을 기준으로 포인트를 적립해 주고 필요할 때 현금을 인출하듯 포인트를 꺼내 자신 또는 친구와 친지 등에게 그 혜택을 나눠주도록 한 제도다.
말하자면 우리의 미풍양속인 두레나 품앗이 등의 협동정신과 서양의 합리주의인 마일리지 개념을 합해 놓은 제도이다.
둘째, 봉사자들이 수요처에 배치되기 전까지 필요한 모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봉사자들은 봉사은행에 등록되면 먼저 월 1회 실시되는 기본교육을 받는다.
이후 이들은 스포츠 마사지, 발마사지, 수화, 풍선아트, 간병, 건강지킴이, 동작문화유적안내, 숲생태 지킴이, 전산교육 등의 분야별 교육을 받고 전문성을 쌓은 뒤 자원봉사 수요처에 배치된다.
셋째, 자원봉사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자원봉사대학을 개설ㆍ운영하고 있다.
자원봉사대학의 교육과정은 총 15회로 구성돼있으며 대학교수 등의 전문가들이 초빙돼 자원봉사 총론, 사회복지분야 자원봉사, 지역사회 자원봉사, 자원봉사 실례 등의 내용을 강의한다.
이외에도 자원봉사은행은 청소년봉사자들을 위해 방학 중 봉사활동 프로그램 시행, 새로운 봉사수요처 발굴, 소식지인 ‘사랑 나눔’과 사례집을 발간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자원봉사은행의 교육 수료자는 무슨 일을 하나
교육을 이수한 봉사자들은 각 수요처에서 ▲독거노인 및 결손가정 돕기를 위한 재가봉사 ▲양로원·재활원 시설돕기 등 사회복지시설 봉사 ▲무료 외국어 강좌, 의료지원 등 전문봉사 ▲환경보호활동, 재활용품 수집 등 지역봉사 ▲관공서, 사회단체 지원 등 기관단체 봉사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게 된다.
현재 자원봉사은행에 등록된 사람은 2만6000여명으로 이들은 현재까지 약 85만여 시간의 봉사활동 실적을 올렸다.
구 관계자는 “제도 도입 초창기에는 애로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지속적으로 보완ㆍ수정해 발전시킴으로써 현재 전국 50여개의 지자체가 이 제도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며 “우리 구는 앞으로도 더 많은 주민들이 자원봉사를 통해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연구와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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