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값개혁안 24일 입법예고… 美 반발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7-20 19: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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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보험약 선별등재방식 추진에 다국적기업들 반대 보건복지부가 미국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담긴 국민건강보험법 개정 규칙을 오는 24일 입법예고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약값 개혁’ 추진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갈등의 ‘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번 약값 개혁은 보험약 등재 방식을 선별등재 방식(포지티브 시스템)으로 바꾸는 것이 주 내용이다.
비용 대비 치료 효과가 높은 약만을 선별해 보험약으로 인정해주면서 별도 가격협상도 갖자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이번 개혁은 미국과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제약사들의 적잖은 반발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한미 FTA 협상에도 불구 복지부가 구상한 유시민 복지부 장관은 지난 5월3일 약값개혁안을 발표한 이후 “미국이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초지일관해왔다.
유 장관은 “미국 제약사뿐 아니라 국내 제약사에도 공통으로 적용되는 제도”라는 점도 분명히했다. 최근 미국이 약값 개혁 중단을 요구하며 한미 FTA 협상을 파행으로 몰고가자 “협상도 하기전에 미국이 테이블을 엎어버렸다”고 직설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이같은 연장선 상에서 복지부는 오는 24일 입법예고를 한 뒤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를 거쳐 관련 규칙을 개정하는 일정을 밀어붙이기로 한 것이다.
30일간의 입법예고 기간에 미국측의 요구사항을 참고해서 최종 결정하면 된다는게 복지부의 입장이다.

복지부는 통상 20일인 입법예고 기간을 10일간 더 연장해준 것 자체가 미국 입장을 배려한 조치라고 밝히고 있다. 다국적제약사에는 지난달 21일 복지부 안을 이미 넘겨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줬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유 장관은 최근 한 사석에서 “약값 개혁은 FTA 의제 자체가 아니다”고 선을 그은 뒤 “이제는 무엇을(what)이 아니라, 어떻게( how)의 문제만 남아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2차 한미 FTA 협상의 판을 깰 정도로 약값 개혁에 민감한 미국은 여전히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가 유시민 장관을 직접 방문해 약값개혁 방안을 재논의할 것을 요구할 정도다.
미국은 양국간 FTA 협상이 본격화되기 직전에 한국정부가 약값제도 변경을 추진한 것 자체가 신의에 어긋나는 ‘반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다국적제약사들은 “한국인들이 신약 접근권이 제약될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복지부를 압박하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제약사 모임인 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는 지난달 공동기자회견까지 갖고 “우수한 해외신약의 국내 공급이 제한되고, 신약이 보험적용 약에 등재되지 못할 경우 환자들의 부담만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복지부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미국측도 꺼내들 ‘카드’가 제한돼 있다. 미국은 포지티브시스템 도입을 막기는 힘들다는 판단 아래 자국 제약사의 신약 가격을 최대한 보장받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보험약 선정 결과에 제약사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는 요구도 내걸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막강한 로비력을 지닌 다국적제약사의 편에 서 있는 미국은 일단 “입법예고 기간을 60일로 늘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3차 한미 FTA 협상이 열리는 오는 9월까지 논의를 연장시켜 최대한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물줄기를 틀려는 의도다.

미국측이 FTA 협상을 고리로 정부에 강한 압력을 가할 경우 약값개혁 일정과 내용이 변경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같음에도 불구 미국과 갈등을 겪으면서까지 복지부가 약값 개혁에 집착하는 것은 시급한 현실 때문이다.
건강보험의 만성적인 재정적자의 주요인인 약제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의 약값제도를 하루라도 빨리 ‘수술대’에 올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약제비 비중은 29.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7.5%를 훨씬 웃돈다. 올해 1월 현재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약만 2만2169개에 이르고, 이 중 생산이 중단된 약도 4616개에 달한다. 게다가 약값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있다. 그만큼 ‘고비용, 저효율’가 만성화돼 있다는 얘기다.
이런 현실상 약값제도를 선별등재 방식으로 바꿔 필요 없는 약은 퇴출시키면서 과대포장된 약값의 거품도 빼야 한다는게 복지부의 논리다. 복지부는 약값개혁으로 절약된 돈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사용할 계획이다.
/조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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