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S-Oil 창립 3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롯데그룹이 현재 S-Oil의 자사주 28.4% 인수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부터 롯데의 S-Oil 인수설은 끊임없이 나돌았으나 양사가 이를 적극적으로 부인해왔다. 허나 이번 정부 고위관계자의 언급은 인수·합병(M&A) 진행 상황을 공식 확인시켜주는 대목으로 양사간 협상이 현재 상당히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인수합병에 대한 협상 과정에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되고 있지만 여러가지 변수나 시점을 고려할 때 일단 인수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만약 이같은 예상이 롯데그룹의 인수로 이어질 경우 국내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롯데그룹이 S-Oil의 자사주를 인수하게 된다면 시너지 효과를 통해 정유업계 1위인 ㈜SK에 버금가는 정제규모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효율적인 정유 회사가 예고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이 자사주 28.4%를 인수해 S-Oil의 경영권을 인수하더라도 여전히 최대주주는 지분 35%를 보유한 아람코다. 아람코는 S-Oil 경영권을 넘기더라도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원유 수출선을 계속 확보하는 동시에 배당금을 챙길 수 있어 손해볼 것이 없는 장사다.
S-Oil은 지난 1991년 아람코와 합작하면서 ‘20년간 S-Oil이 필요로 하는 모든 원유를 아람코가 공급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넣었다. 이 때문에 그 해 걸프전이 일어났을 때 아람코는 다른 외국의 정유회사에는 원유 판매량을 줄였으나 S-Oil에는 정상적으로 원유를 공급했다.
S-Oil은 20년 기간이 끝나는 오는 2011년 이후에도 같은 내용의 계약이 연장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Oil은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로 투자자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자사주 매각은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S-Oil은 오는 2010년까지 3조5740억원을 들여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하루 48만배럴 규모의 제2정유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하루 15만배럴 규모의 고도화 시설까지 완벽하게 갖추게 된다.
제2정유공장이 완공되면 S-Oil의 정제 능력은 하루 56만배럴에서 102만배럴로 늘어 SK(111만5000배럴, SK인천정유 포함)에 이어 국내 2위로 올라선다.
S-Oil 자사주 28.4%는 지난 14일 종가 기준으로 약 2조원에 달한다. 여기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할 경우 매각대금은 2조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자금력을 보유하고 연관 산업 분야를 가진 인수 후보로는 롯데그룹이 유일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롯데는 쇼핑 상장으로 4조원대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는 최근 까르푸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심에 따라 전략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을 중점 육성하기 위해 S-Oil 인수에 전념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롯데그룹은 신격호 회장 주도로 석유화학 사업 강화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신 회장은 평소 “석유화학 산업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추려면 완벽한 수직계열화와 함께 덩치를 키워야한다”며 사업 확대를 독려해왔다. 신동빈 부회장도 지난 2004년 호남석유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취임한 뒤 사업장을 수시로 방문하는 등 석유화학 부문 확대에 많은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딜은 S-Oil, 아람코간에 서로 이해관계로 ‘윈-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조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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