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산별노조의 첫 등장이라는 점에서 예단은 하기 힘들지만 참여 주체들이 어떤 자세를 가지고 임하느냐에 따라 긍·부정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노·사 및 노사정 대화가 익숙하지 않은 국내 여건 상 산별노조 출범 초기에는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때문에 산별노조 체제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최대한 단기간에 줄이면서 현장에 안착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대두되고 있다.
◇경영계 ‘비상’
경영계는 익숙했던 기업별 교섭에서 비슷한 업종의 노조 대표들을 함께 상대하는데 큰 부담을 갖고 있다.
경영계가 산별노조에 두드러기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다중 교섭’에 의한 폐해가 ‘얻는 것’보다 많다는 학습효과에서다. 100여개가 넘는 소규모 노조가 속해 있으며 이미 산별체제로 전환한 금속노조의 경우 지난해 전체 파업의 38%를 차지할 정도로 파업이 잦았다.
또한 중앙교섭이 끝나더라도 지부 또는 지회별로 이중, 삼중 교섭을 벌여야 하는 관계로 교섭비용도 더 증가한 것도 현실이다.
특히 현대차를 비롯한 대형노조가 산별교섭을 주도하면 현재보다 ‘중앙교섭’은 더 힘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과격한 민주노총의 주도로 총파업 투쟁에 들어갈 경우 파업 참여 기업과 횟수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동계 ‘해보고 판단’
노동계는 재계의 우려는 과장된 측면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별노조에 따른 대표교섭을 하더라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똑같은 기준이 적용되지는 않는다는게 반박 논리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산별교섭을 해도 기업단위에서 풀어야 할 문제는 따로 이뤄질 것”이라며 “모든 기업이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표준협약이 아닌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자는 최저협약이 우선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 빈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파업에 따른 강도가 크기 때문에 오히려 ‘안전판’구실을 해서 노사협상이 더 튼실해질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여기에 비정규직과 소외계층의 처우가 향상되면서 국가적 문제로 지적돼온 사회적 양극화도 산별노조를 통해서 일정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사 대화 중요
전문가들은 어차피 산별교섭이 대세라면 노사간 대화체계가 보다 중요해진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노동시장이 건강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노사가 양보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노동연구원 배규식 본부장은 “노사가 대화와 타협을 하지 않으면 제도가 정착되기 힘들다”면서 “노사가 위기이자 기회라는 생각을 갖고서 산별 대화에 임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은수미 박사는 “산별노조에서 탈퇴도 가능하기 때문에 잘못하면 임시정거장이 될 수도 있다”면서 “대기업 노조의 양보와 사측의 새로운 경영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현재처럼 노사 문제가 아닌 한미 FTA와 비정규직법안 문제 등 정치적인 이슈로 파업이 잦으면 산별노조는 혼란만 있게 된다”면서 “정치파업을 자제하고 노사간 협상이 우선돼야 안착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미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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