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외국인들은 이번 현대차 사태를 통해 한국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여전히 재벌이 경제의 중심에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편법 상속과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제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페섹은 또 이번 사태와 관련해 칼 아이칸이 KT&G를 공격한 이후 한국인들의 생각에는 두 가지 변화가 찾아 왔고 바로 그것이 한국과 한국인들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제 국수주의적 분위기가 한국 사회를 잠식하게 된 것이 그 첫 번째이고 한국인들이 아이칸 사태로 재벌에 대한 향수를 가지게 됐다는 점이 두 번째이다.
페섹은 “한국인들은 재벌이 한국 경제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하는 한편 대기업을 경계하고 족벌 경영의 폐해를 지탄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이칸 사태를 통해 한국인들은 정체 불명의 외국인보다는 재벌이 덜 나쁘다(lesser evil)는 쪽으로 결론을 내버렸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는 아시아 3위 경제국인 한국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한국 스스로가 지향하는 경제와도 상당 부분 배치된다는 것이 폐섹의 주장이다.
페섹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기업 지배구조와 부채비율 개선 등에 박차를 가하며 서울을 글로벌 금융 허브로 키우겠다는 한국 정부의 구상은 현재 한국 사회에 일반적으로 퍼져 있는 분위기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한국인들은 외국 자본을 배척하기에 앞서 자국 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할 지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페섹은 재벌에 의존하는 효율성을 선호한다면 더 이상의 성장은 없다고 지적하고 현재의 안정보다는 제한된 자본과 노동으로 더 큰 부가가치를 찾을 수 있는 개혁이 한국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서는 재벌 경영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제조업에서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으로, 안정성보다는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찾는 구조로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페섹은 “아이칸 사태는 한국 기업들에게 ‘주주가 무섭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시킨 동시에 한국이 어쩔 수 없이 글로벌 경제의 한 부분임을 깨닫게 해줬다”며 “한국의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은 아이칸이 문제가 아니라 바로 그들 자신이 문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페섹은 마지막으로 “같은 아시아 국가인 중국과 인도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현실에서 한국에게 이 문제는 선택이 아닌 절대적 필요”라고 덧붙였다.
/서정화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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