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길음8구역 재개발 법정 가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1-23 21: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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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견 묵살… 시공사 선정싸고 갈등 성북구 길음 제서울 길음8구역 재개발 법정 가나8구역 재개발사업이 시공사 선정과 관련해 조합측과 주민간의 마찰이 자칫 법적인 소송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는 시공사 입찰 자격 기준과 관련한 사항이 대의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조합원 총회에서 결정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사회가 단독으로 시공사 자격 기준을 설정해 현장사업설명회를 강행처리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 측에 맞서고 있기 때문.

특히 일부 조합원들은 이번 시공사 자격 기준에 대해 삼성물산의 후원을 등에 입은 조합장과 이사회가 해당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0일 서울 성북구 길음동 소재 길음 제8구역 재개발 조합 사무실엔 조합측이 추진하려던 현장사업설명회(이하 현설)에 반발한 일부 조합원들이 시공사 선정과 관련해 경쟁 입찰에 참가하려던 건설사 관계자들의 사무실 진입을 원천 봉쇄한 채 시위를 벌였다.

현설은 시공사입찰공고의 자격에 부합하는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가해 선정을 받기 위한 전단계로, 참가업체는 조합 측으로부터 설계도면을 받아 공사가를 책정해 입찰에 응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된다.

단 현설에 참가하지 못한 업체는 이후 어떤 이유에도 입찰에 응할 자격이 부여되지 않는다는 것이 조합 이사회 관계자의 말이다.

이날 원천 봉쇄는 재개발 조합 측이 주민들의 실리를 묵시한 채 일방적인 강행처리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일부 조합원들에 의해 이뤄졌다.

조합원들의 원천봉쇄는 2시간 만에 풀어졌으나 이후에도 조합원들의 반발은 조합 사무실 내의 열띤 항의 토론으로 이어져 끝내 현설은 조합원들의 항의를 받아들인 이사회의 결정으로 무산됐다.

현설은 앞서 지난 18일에 조합 측에 의해 치러질 계획이었으나 같은 이유로 반발한 일부 조합원들에 의해 무산됐다.

길음 제8구역 재개발사업은 2004년 9월 조합설립 후 현재 설계도면이 만들어져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있으나 최근 ‘시공사 경쟁입찰공고’건과 관련해 난항을 겪고 있다.

현설에 반발한 조합원에 따르면 제8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 16일 헤럴드 경제신문 석간에 기습적으로 시공사입찰공고를 개재한 후, 만 이틀(18일 오전 11시)도 지나지 않아 현설을 추진하려다 반발한 일부 조합원에 의해 무산됐다.

이날 현설을 반대하는 오세만 주민대표는 “조합 측이 파급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신문에 기습적으로 공고한 점과 주민들에게 충분히 알릴 시간적 여유도 없이 공고 후 불과 이틀 후 현설을 개최하려는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에 조합이 공고한 내용을 보면 시공사 자격을 규정한 조항이 너무 까다로워 공개입찰의 형식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시공사 선정 관련 사항은 대의원회를 거쳐 이사회에 심의를 통과해야 하나 대의원회가 구성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소수의 이사회 이사들이 일방적 결정을 거쳐 공고한 것이라 전면 재검토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성북구청에 따르면 길음 제8구역 조합은 설립당시 100인의 대의원을 임명 구청에 제출했으나 해당지역 거주기간 미달 등의 이유로 10여명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에 조합측은 차후 총회에서 부족한 대의원을 재임명한다는 조건으로 조합설립을 승인 받았으나 현재까지 미 충원된 상태이다.

주민 측의 주장은 시공사 선정과 관련한 건은 대의원회에서 발의해 10명의 이사회를 거쳐 총회에서 결정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의원회를 거치지 않고 10여명의 이사들의 자의적 심의에 따라 결정·고시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용식 길음 제 8구역 조합장은 “현재 10여명의 대의원이 결원된 상태라 대의원회를 소집할 수 없다”며 “대의원 임명건만을 위해 총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시간적·비용적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따라서 차후 총회에서 대의원 임명건과 주민들이 문제삼고 있는 시공사 관련 조항도 함께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동과 관련해 구청 관계자는 “조합정관 제24조 2항에 대의원을 100명으로 둔다는 규정이 있으나 언제까지 둔다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나설 수 없는 상태”라며 “아무리 감독권을 가지고 있는 행정기관이라 할지라도 정관에도 없는 부분을 자의 해석해 조합 측에 선(先) 대의원회 설치, 후(後) 현설을 개최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주민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문제의 조항은 ▲2005년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도급순위 10위 이내 업체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부채비율 200%이내(2004년 기준) ▲성북구내 재개발사업 단일 2000가구 이상의 실적이 있는 업체로 한함이다.

문제의 핵심은 이 3가지 조항을 만족하는 업체가 단 2곳뿐으로 겉으로는 공개입찰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실제는 그러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날 현설에 참가한 건설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사업설명회에 참가를 희망한 업체는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주)두산산업개발, (주)현대산업개발로 총 5개 건설사이다.

참가 업체들의 도급순위는 ▲삼성물산 1위 ▲대우건설 2위 ▲대림산업 5위 ▲현대산업개발 6위 ▲두산산업개발이 10위이다.

2004년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부채비율을 보면 ▲삼성물산 약 93% ▲대우건설 약 152% ▲대림건설 약 84% ▲현대건설 약 67% ▲두산산업개발 약 280%이다.

성북구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삼성물산 약 2014가구 ▲대우건설 약2278가구 ▲두산건설 약 2665가구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위 조건을 종합해보면 주민 측 주장대로 시공사 자격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업체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만이 해당된다.

이같은 내용을 근거로 주민들은 조합측이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해 까다로운 조항을 신문에 공고했다고 주장했다. 또 주민들은 조합장과 삼성물산 관계자의 만남까지 들춰내며 만남의 목적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조합장과 삼성물산 측 관계자가 만난 사실에 대해 ‘예스’냐 ‘노’냐고 묻는다면 ‘예스’라고 할 수 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특혜 의혹은 사실무근으로 시공사 선정을 위해 불법적인 행위를 한 적이 절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현설에 참가한 다른 업체는 자격조차 되지 않는데 들러리로 참여했다는 의혹 역시 제기되고 있다.

자격 미달에 해당하는 두산산업개발의 관계자는 “세번째 조항에 우리 회사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재개발 사업이 안정적이며 수익성이 높은 만큼 정보 수집차원에서 단순 참가했을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은 현설 당시 삼성과 두산 등의 관계자로부터 현설에 참가했다는 말을 들었으나 23일 업체 관계자로부터 참가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어 취재진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이번 소동과 관련해 한 업계관계자는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추진위가 설립되기 전부터 대형 건설업체들이 법률자문과 운영비 지원 등을 해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형 업체들의 지원을 등에 입은 조합측이 그들에게 유리하도록 자격 조항을 제한하는 것 또한 아는 사람은 다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재개발 시공사 선정에 있어 의혹은 있지만 실제 증거가 없으므로 근원적으로 분쟁의 해결은 힘들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실제 국가나 관공서 등이 조항을 일부 업체에게 유리하도록 규정해 수의계약이나 제한입찰형식을 보인다면 ‘국가를당사자로하는법률’에 의거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하지만 민간 조합측에서 이런 점을 악용해 실제 소수 업체에게 유리하게 조정한다고 해도 관련법률이 없어 조치가 힘들다”고 말했다.

현재 조합원들은 조합이 공고한 시공사 자격을 납득 할 수 없으며 조합측이 끝내 주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현설을 강행한다면 법적인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조합원들의 이런 불만에 대해 정용식 조합장은 “만리동 2가는 도급순위 상위 10개, 공덕 5구역은 상위 6개, 흑석 7구역과 종암 4구역은 상위 5개 업체로 한정한다는 내용이 실린 공고를 냈다”며 “우리 조합측이 낸 공고에 해당하는 업체가 2곳 밖에 없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한편 20일 오후 5시30분 경 취재진이 구청 관계자와의 2차 인터뷰 전 현설에 참가한 삼성물산 관계자가 구청 담당자와 회의실에서 만난 현장을 우연히 목격했다.

당시 해당 부서에 온 목적을 묻는 질문에 삼성물산 관계자는 “길음 5구역 재개발사업에 시공사로서 업무상 볼일이 있어 온 것”이라고 답변했다.

/조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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