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 회사측에 잇따라 위임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4-21 16:54:4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LG전자 이어 하이닉스 ·대한항공노조도‘상생’의 노사관계로 셈蛋奮下瓚 회사측에 전적으로 맡기는 대기업 노조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LG전자, GS칼텍스, 하이닉스반도체 등에 이어 E1, 대한항공노조도 20일 임단협을 사측에 전격 위임했다. 노사 관계의 핵심 키워드가 ‘투쟁’에서 ‘상생’으로 급선회하는 모습이다.

대한항공노조는 사상 처음으로 임금교섭 전권을 회사측에 일임하겠다고 20일 선언했다. 노조측은 “유가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아 회사가 비상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임을 고려해 올해 임금 조정을 조건없이 회사에 맡기기로 했다”며 “회사의 위기극복에 동참하는 것은 물론 성숙한 노사관계를 만들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1노조도 이날 회사측에 올해 임금협상을 포함한 단체협약에 관한 모든 사항을 일임하기로 했다. 회사측도 노조의 이 같은 움직임에 화답, 주 40시간 근무제를 법정 시행시기보다 1년 앞당긴 올해 7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STX에너지와 동국제강도 지난 3월 무교섭 타결의 전통을 이어갔다. STX에너지 김형석 노조위원장은 “그동안 회사와 쌓아온 신뢰 관계를 중시하는 차원에서 교섭없이 올해 임금을 회사에 위임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니온스틸도 올해 임협을 회사측에 일임함으로써 12년째 무교섭 행진을 이어갔다.

LG전자 노조 역시 지난달 4일 올해 임금인상 결정을 사측에 맡겼다. 노조측은 급격한 환율하락과 내수 부진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 등을 감안해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단협을 회사측에 위임하고 기업 경쟁력 확보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5년간 임금을 동결했던 하이닉스반도체 노조도 지난달 21일 우의제 사장 등 노사 대표가 최근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올해 임금교섭의 전권을 회사측에 전격 위임키로 합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급격한 환율 하락 등 경영환경이 불확실한 가운데 노조가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차원에서 임금인상을 비롯해 올해 중요 쟁점 사항을 회사에 일임, 상생의 노사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같은 움직임은 노조가 회사 경쟁력의 원천이 돼야 한다는데 조합원들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우량 대기업을 중심으로 상생의 분위기가 확산되고는 있지만 비정규직 법안을 둘러싼 노사정 갈등이 화합을 가로막는 큰 걸림돌로 남아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올해 주요 기업 노사관계는 안정적인 반면, 비정규직과 맞물린 사업장은 강경 투쟁이 예상된다”며 “올해 노사관계는 상생으로 방향을 틀고 있지만 막판 변수인 비정규직 문제의 처리 방향에 따라 또 다시 전면적인 투쟁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