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가뭄’ 여전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10-06 18: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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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中企대책’ 약발 헛구호 정부가 위기에 빠진 중소기업계를 살리겠다며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7.7 대책)’을 풀어놓은 지 7일로 석달을 맞는다.

그러나 정작 수혜대상인 중소기업들 사이에서는 “도무지 온기(溫氣)가 느껴지지 않는다”며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이 자금압박에 시달리는 `돈 가뭄’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장기화되는 내수침체와 원자재난으로 공장가동률과 생산지수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회생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퇴출이 속도감 있게 이뤄지지도 않는 느낌이다.

물론 정책적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경기의 전반적 악화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지만 정부의 단기적 대응책이 제대로 ‘약발’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중소기업 지표 악화일로

각종 기관이 내놓는 생산·출하·자금·인력 등 거의 모든 지표가 내리막 일색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8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중소기업 산업생산지수는 106.2로 지난 7월의 110.4보다 4.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올 1월(106.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작년 8월보다는 3.5% 늘어났지만 대기업이 15.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출하지수도 지난 7월 112.9에서 110.5로 2.4포인트 낮아졌다.

기업은행이 지난달 말 발표한 중소제조업 생산지수도 8월 104.9를 기록, 7월의 108.0보다 3.1 포인트 내려갔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평균 가동률이 67.8%로 작년 2월 이후 6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하반기 인력채용 계획이 있는 중소기업의 비율은 54.1%로 상반기의 58.0%에 비해 채용여력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체감하는 경기전망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지난 3일 발표한 10월 중 업황전망 건강도지수(SBHI)는 87.6을 기록, 여전히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 정책 효과는 미지수… 정부 “은행 중점점검”

정부는 지난 7.7대책 발표이후 세부 시행과제 137개를 선정하고 이를 ▲즉시 시행이 가능한 과제 (70건) ▲사업준비기간이 필요한 과제(45건) ▲시행령·시행규칙개정이 필요한 과제(5건) ▲법개정이 필요한 과제(16건)로 단기 및 중장기대책으로 나눠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정부가 이 가운데 단기적 대책으로 주력한 것은 일시적 자금난 해소를 위한 금융지원이었다.

한국은행 총액한도대출 배정, 프라이머리CBO 발행을 통한 장기설비자금 공급, 기업은행을 통한 네트워크론 도입, 추경을 통한 신용보증기금·기술신용보증기금의 보증여력 확대 방안 등이 마련돼 8월부터 자금이 풀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예상외로 정책자금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금융지원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은행 등 금융권에서 자금을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이 대거 몰리면서 정책자금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가 지난달 말부터 은행들이 대출회수를 못하도록 압박하고 나선 것도 금융기관에서 돈줄이 막히면서 정책적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정부로서는 당초 정책방향과 일정에 따라 필요한 자금을 집행하고 있으나 은행권이 만기연장 등 협조를 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금융감독당국을 중심으로 점검에 나선 만큼 중소기업 자금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요 시중은행들은 오히려 하강하는 경기흐름과 고유가 등 대외악재 돌출로 중소기업계의 부실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연체관리에 주력하는 분위기여서 중소기업들이 자금을 빌리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허석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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