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모르는 웨딩산업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4-21 20: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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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 평균 결혼비용 9천만원 넘어 최근 본격적인 결혼 시즌을 맞았으나 이어지는 경기 침체에 너나할 것 없이 위축돼 가고 있는 가운데서도 ‘웨딩산업’은 꾸준히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즐겁게 치러져야 할 결혼의식이 지나치게 과다한 비용의 혼수 및 예물·예단으로 인해 부담스러운 의식으로 변질돼 간다는 지적이다.

21일 고양, 의정부시 등 혼주들과 한국소비자보호원 경기북부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5개 도시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혼부부들의 평균 결혼 비용은 9000만원을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집 하나 얻지 못하고 단칸방을 구해 살림을 시작하는 저소득층 신혼부부들에게는 엄청난 금액일 수 밖에 없지만, ‘집 장만하는 비용까지 더하면 9000만원은 기본’이라는 젊은층들도 상당수 있다.

다음달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이 모(28·여·의정부시 의정부 2동)씨는 “‘남 만큼 치러야 한다’는 체면문화와 사회지도층의 과시적인 행태가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며 “가전제품에서 주택, 관광, 귀금속, 의류, 식음료, 서비스 업종 등 거의 전 산업분야에서 지출이 불가피한 ‘인륜대사’다”고 말했다.

소박하게 신혼살림을 준비하는 커플들은 TV나 세탁기, 냉장고 등 필수 가전품목을 묶은 200만∼300만원대 대중적인 가격의 패키지 상품을 선택하는 반면 비교적 잘사는 축에 속하는 계층은 고가 디지털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전체 예산이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품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요즘 신혼부부들의 필수 혼수품목인 PDP TV(벽걸이형)와 고가의 홈시어터를 구매할 경우 전체 혼수가전 예산은 2000만원을 거뜬히 넘어서게 된다.

이에 대해 고양시 한 웨딩업체 관계자는 “턱시도는 예전에 비해 거품이 많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결혼식장에서 하루 착용하기 위해 50∼100만원의 고가 대여는 일쑤다”며 “수백만원대의 웨딩드레스를 구입하기 위해 아예 서울로 가서 맞추는 신혼부부들도 더러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허례로 지출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혼수용으로 나온 ‘패키지 상품’에 낭패를 보는 경우는 허다하며, 100만원이 넘는 비용으로 찍은 야외촬영 앨범도 소장용에 불과하다”며 “시계와 반지를 제외한 예물도 실제 이용 빈도가 극히 낮아 ‘과시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과다 혼수와 예물 관행은 뿌리 깊숙이 박혀 있는 우리나라 결혼관행에 문제가 있다.

‘남들만큼은 해야 한다’는 체면문화는 물론 과시적인 사회풍조가 호화결혼을 부추기고 있으며, 과다한 혼수와 예물예단, 청첩장 남발, 과다한 축의금 관행도 바꿔져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보호원 경기북부지부 관계자는 “‘돈이면 무조건 해결된다’는 일부 젊은이들의 잘못된 결혼관행이 지속돼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젊은이들부터 합심해 혼수품목에 대한 거품을 제거, 철저하게 실제 신혼생활에 보탬이 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한모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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