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성제로 업체간 호환성 부족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2-02 19:18:23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장롱 휴대폰 수천억 낭비 번호이동성 제도가 시행됐지만 이동통신 업체간 휴대전화 단말기의 호환성 부족으로 `장롱 휴대전화’가 양산되고 있어 수천억원의 자원과 외화낭비는 물론 환경오염 유발까지 우려되고 있다.

SK텔레콤 가입자들이 사용하는 셀룰러 방식의 휴대전화 단말기와 KTF, LG텔레콤 가입자들이 이용하는 PCS 단말기는 서로 호환이 안되기 때문에 번호이동성 시행 이후 하루 평균 1만여명이 넘는 번호이동 고객들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자사 고객에 대한 중고 휴대전화 보상은 묵인하고 있지만 번호이동 때의 보상금 지급은 보조금으로 간주해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관련업체들에 따르면 번호이동성 제도가 시작된 이후 서비스업체를 바꾼 가입자들이 보관하고 있는 휴대전화는 KTF와 LG텔레콤을 모두 합쳐 30만대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휴대전화는 옥션을 비롯한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흘러나와 거래되고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옥션에 따르면 번호이동성이 시행된 후 매물로 올라오는 중고 휴대전화는 하루평균 500대로 지난 한달동안 1만5000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KTF 관계자는 “장롱 휴대전화로 폐품화되는 단말기 수량은 연간 수백만대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수천억원의 자원이 낭비가 낭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고 휴대전화가 그대로 버려질 경우 휴대전화 원가의 40%에 달하는 로열티와 수입부품값으로 지불한 막대한 외화가 낭비되는 것은 물론 리튬전지 등 수백만개의 휴대전화 폐기물로 인해 환경오염 유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지난해부터 본격 시행한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에 따라 내년부터는 휴대전화 제조업체들도 일정 비율을 수거해야 하지만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

LG텔레콤도 “셀룰러와 PCS 간의 호환성이 뛰어난 듀얼모드 단말기 제조를 의무화해야 한다”면서 “주파수 대역이 틀린 상황에서 보상금 지급을 불허하는 것은 결국 번호이동 장벽을 만드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가입자 입장에서도 번호이동 때 중고 휴대전화 보상을 받지 못해 불만을 내놓고 있다.

국내 최대의 이동통신 사용자 사이트인 세티즌(cetizen.com)에는 번호이동에 따른 중고 휴대전화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이 사이트 회원인 이인형씨는 게시판에서 “번호이동성이나 010이 고객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세심한 부분까지는 아니다”며 “고객의 입장이 아닌 제조사나 이통사들을 위한 정책들 뿐”이라고 개탄했다.

김기현씨도 “새로운 단말기 구입을 위해 버려지는 단말기 또한 외화낭비”라며 “번호 하나 가져가는 것 때문에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득보다 실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우리 기술로 단말기를 제조한다고 하지만 칩 세트는 외국기술에 의존한다”며 “번호이동성 제도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천문학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 업체들은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업자 구분없이 중고 휴대전화 보상을 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TF 관계자는 “사업자가 고객의 서비스 사업자에 관계없이 단말기 종류에 따라 3만∼5만원 수준에서 중고 휴대전화를 매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사업자는 이를 수거해 재활용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LG텔레콤 관계자도 “정부가 공식적으로 제도화하기 어렵다면 일정 수준의 보상한도 내에서 자율적인 시장 기능에 의한 중고 휴대전화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