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주관 부처들이 참여정부 출범 당시 합의를 통해 재벌 개혁 방안을 도출해 보자던 태스크포스의 구성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저마다 자기 중심으로 법 개정안을 마련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겉도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7일 재정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재경부에 설치된 ‘산업자본-금융 분리 TF’는 2001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허용된 재벌 계열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허용범위를 놓고 견해 대립이 심각해 단기간 내 합의안 도출이 어려운 실정이다.
산업자본-금융 분리 TF의 주관 부서인 재경부는 당초 법 개정의 취지대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해서는 현재와 같이 다른 계열사의 지분과 합해 30% 범위 내에서 재벌 계열 금융·보험사의 의결권을 계속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정관 변경이나 임원 임면에 대해서는 개정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주요 기업들의 외국인 지분이 50%를 넘는 상황에서 국내 대표 기업들을 외국인의 적대적 M&A에 노출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공정위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에 대해 “수탁자산이 고객 소유인 만큼 원칙적으로 금지해 2001년 이전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적대적 M& A를 막기 위해 의결권을 허용해 달라던 당초 주장과 달리 법 개정 후 실제 외국인의 적대적 M&A 시도는 단 한 건도 없었던 데다 의결권이 허용되는 영업 양·수도와 같은 경우가 과연 적대적 M&A를 막는 것과 관계가 있는지조차 불분명하다”며 재경부의 주장을 강력히 반박했다.
출자총액규제 개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공정위가 주관하고 있는 ‘시장개혁 TF’ 역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공정위가 자체안을 중심으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
공정위는 자산 5조원 이상 재벌의 출자총액규제 초과 출자분 가운데 51%가 무려 19가지에 달하는 예외와 적용 제외 규정들 때문에 규제에서 벗어나는 등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며 이들 규정의 축소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강철규(姜哲圭) 공정거래위원장 역시 최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은 예외와 적용 제외 규정들을 총수의 지배력 강화에만 쓸 뿐이고 정작 필요한 신기술 분야는 지난 1년간 단 한 건의 출자도 없었다”며 예외 규정의 축소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재경부는 “출자총액규제는 현재의 틀을 유지한다는 게 합의된 정부 입장”이라며 올 3월 말로 시효가 끝난 구조조정 관련 예외 및 적용 제외 항목을 제외하고는 축소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출자총액규제는 그간의 동향을 분석해 ‘합리적 개편안’을 마련 중이며 부처간에 더 이상 절충은 없다”고 못박고 “2주 정도 뒤에 마련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정기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재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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