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넥슨과 적극적인 협업 강화를 위한 IP(지식재산권 활용) ▲삼성동 토지 및 건물 매각 후 배당률 상향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김택진 대표이사 가족들의 보수 내역 및 산정 기준 공개를 요구했다.
10일로 ‘데드라인’을 정해준 ▲주주총회 목적사항에 대한 주주의안 제안 ▲실질주주명부의 열람·등사 요청 ▲전자투표제 도입에 대한 답변과는 달리 위의 사항은 답변 기한을 따로 명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넥슨의 진짜 제안은 ‘기업·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요청사항’으로 보고 있다. 자사주를 소각하고 김택진 대표이사의 가족을 압박, 경영권 분쟁의 우위지점을 차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엔씨소프트 또한 넥슨 측의 요구에 순수히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동 건물 토지 매각” vs “안정적인 자산”
넥슨은 주주제안서를 통해 서울 삼성동에 소재한 연면적 3만914㎡의 엔씨타워와 연면적 2만6839㎡의 경암빌딩 및 토지를 매각하고, 그 수익의 일부를 주주에게 환원하라고 요청했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판교(연면적 8만8971㎡) 신사옥에서 근무 중이며 삼성동 토지와 건물을 임대 목적으로 전환했다.
넥슨은 “삼성동 부동산들은 엔씨소프트의 핵심 영업 활동에 투입되지 않는 비영업용 자산으로 이를 통해 엔씨소프트가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암빌딩, 엔씨타워 및 관련 토지를 매각하고 이를 통해 개선된 수익으로 적극적으로 영업 활동에 재투자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삼성동 부동산과 토지의 임대수익률은 6%에 육박한다”며 “중·장기 대형게임을 개발할 때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주는 자산”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동에 현대자동차가 입주가 결정되면서 가치가 상승하는 시기”라며 “더 큰 수익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상황에서 무리해 매각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현금성 자산 많아” vs “개발에 필요한 자본”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순현금성 자산이 8479억원으로 시가총액(4조340억원)과 비교할 때 21%를 차지한다며 배당률을 높이는 방식의 주주 환원정책을 제안했다.
넥슨은 “엔씨소프트가 적극적인 주주 환원 없이 현금을 사내에 유보시켰고, 그 결과 자기자본이익률은 10% 중반까지 떨어졌다며 “엔씨소프트의 비효율적인 자본 배치가 침체된 주가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였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넥슨은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주식 8.9%(195만8583주) 소각도 명시했다. “엔씨소프트가 자사주 일부를 임직원의 장기보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사용되는 부분이 소규모에 불과하고 또한 자사주를 활용한 M&A도 적극적이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가용성이 떨어지는 자산”이라고 못 박았다.
엔씨소프트의 손발을 묶어 경영권 방어를 무력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배당금은 지난해 12월12일 600원에서 3430원으로 결의, 전년대비 5배 올리며 주주 친화적 배당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8000억이 넘는 현금성 자산에 있어서도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게임 하나를 만드는 데 제작기간이 4~5년이 걸리는데 그 기간 동안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연평균 4000억원에 육박하는 인건비를 포함해 투자인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주 소각에 대해서는 “엔씨소프트는 훌륭한 인재들을 가지고 게임을 개발하는 인력이 핵심인 회사”라며 “우수한 인재를 영입할 때 쓰는 인재 투자 카드를 소각시키라는 건 가능성과 도전에 제약을 거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수년 동안 로드맵을 가지고 회사를 운영해야 하므로 넥슨도 자사주가 25%, 현금성 자산도 1조8000억원에 육박한다”면서 “주주들이 엔씨소프트가 경영을 잘못하는 듯 한 판단을 갖게 하려는 의도”라고 반발했다.
◇”가족들 보수 공개”vs”과도한 요구”
넥슨은 5억원 이상의 연간보수를 받는 비등기 임원의 연간보수 내역 및 산정기준 공개도 요구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배우자인 윤송이 엔씨소프트의 사장과 동생 김택헌 전무에 대한 견제를 공식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넥슨은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경영진에 대한 투명하고 합리적인 보상 체계 설계 및 이에 따른 공정한 보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유를 들었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넥슨의 제안에 “무리한 요구”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엔씨소프트, 넥슨제안 최종 거부?
엔씨소프트가 넥슨이 요구한 기업·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요청사항을 거부할 소지가 높다. 양사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만큼, 대형 게임업체의 경영권 분쟁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기미다.
양사는 3월 주주총회 표 대결을 염두에 두고 주주 설득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우호지분을 확보, 경영권 방어에 나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의 지분(7.89%)이 김택진 대표의 향후 행보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와 국민연금의 지분을 합치면 17.8%로 넥슨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기 때문.
한편, 넥슨은 다음 달 열리는 엔씨소프트의 주주총회에서 논의될 안건을 이번 주까지 제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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