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은행원이 낀 금융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들을 끌어들여 금융기관을 상대로 2년9개월에 걸쳐 30억원대 사기행각을 벌여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기 등의 혐의로 총책 김 모(45)씨 등 36명을 적발해 김씨 등 4명을 구속하고, A은행원 김 모(40)씨 등 19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또 달아난 13명을 뒤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유령회사를 설립, 생활정보지에 '신용카드 대출'이라는 광고를 낸 뒤 급전이 필요해 찾아온 저신용자들에게 허위 서류를 꾸며 신용카드를 발급받게 한 다음 대출금을 받아챙기는 수법으로 2009년 3월부터 지난 해 12월까지 38차례에 걸쳐 서울시 양재동 소재 A은행에서 30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무직인 저신용자들을 일정한 수입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서류를 위조 유령회사 회사원으로 위장취업 시킨 뒤 관련 서류를 신용카드사에 제출해 카드 발급을 받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일정금액의 급여를 입·출금한 것처럼 허위 거래내역을 쌓아 신용도를 최상등급으로 끌어올린 뒤 카드 대출을 받아 고급승용차를 구입하고 이를 곧바로 중고상에 되팔아 현금화한 뒤 카드 대출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특히 이 과정에서 A은행 임직원까지 공범으로 포섭해 예금 순환자금을 공급받고 은행내에서 거래내역을 부풀리는 등 범행에 가담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A은행에서 과장급으로 근무한 김씨는 지난 해 초 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B은행으로 직장을 옮겨 현재도 은행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 총책, 자금책(은행원), 모집책, 기술책, 활동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치밀하게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기관의 적발을 피하기 위해 대포폰을 사용하고 유령회사 사무실을 수시로 옮겨다닌 사실도 확인됐다.
현재까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된 은행은 A은행 1곳 뿐이지만 경찰은 최소 5~6곳의 은행이 더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금융권에서 무분별하게 카드 발급을 남발하고, 형식적 요건으로 신용 등급을 상승시켜 대출 한도를 올려주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동일 사례가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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