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진정으로 본 장애인 차별과 인권침해 사례

뉴시스 / / 기사승인 : 2012-04-19 15: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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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구타… 돈 뺏고… 인사 불이익…
지적장애 3급인 A씨의 부모는 2009년 자신이 생활하던 장애인시설 교사와 직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 시설 사무국장은 A씨가 잘못했다는 이유로 엉덩이와 허벅지에 피멍이 들도록 수차례 구타했고, 시설장의 남편은 A씨를 죽도(竹刀)로 35차례나 폭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A씨는 시설 교사들이 돈을 훔쳤는지 추궁하며 자신을 구덩이 속에서 목만 내놓게 한 뒤 구덩이를 채우고 2∼3시간 동안 혼자 두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진정을 접수한 인권위는 2010년 11월 시설 관계자 5명의 장애인 학대 행위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검찰은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인권위가 2001년부터 지난 2월까지 접수한 진정 사건 1만1903건 중 장애 관련 진정은 4582건으로 가장 큰 비중(38%)을 차지한다.
특히 2008년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뒤 장애인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장애인 차별과 인권침해에 대한 진정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진정 유형도 괴롭힘·가혹행위, 직장내 인사상 불이익, 각종 시설·서비스 이용시 차별 등으로 다양하다.
◇괴롭힘·가혹행위
서울시청에서 근무하던 지체장애(척추) 5급 장애인 B씨는 2008년 문제 직원 재교육 프로그램인 현장시정지원단에 반 강제적으로 참여했다.
B씨는 자신의 장애에도 불구하고 국토도보순례에 참여하다 다리와 허리에 고통을 느꼈고, 허리가 구부러지지 않음에도 무릎을 꿇고 바닥을 기면서 농촌 일손돕기 작업을 마쳐야 했다.
시각 장애 1급 장애인인 C씨는 지난 해 한 시설에 입소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월 5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지만 대부분의 지원금을 시설 직원들에게 빼앗겼다.
시설 직원은 매월 장애인들의 통장에서 25만원을 생활비 명목으로 시설 통장에 입금하고 장애인들에게 8만원을 지급한 뒤 나머지 금액은 임의로 사용했다.
◇각종 서비스 이용시 차별
자폐성 장애 2급인 D씨는 2009년 '어린이의료비보장보험' 가입을 신청했지만 생명보험사는 '자폐성 기능 저하'를 이유로 가입 신청 승인을 거부했다.
D씨처럼 보험 가입 승인을 거부당한 6명의 장애 학생 보호자는 이 보험사의 장애인 차별에 대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종합장애 1급인 학생은 '지적기능 저하와 뇌병변'을 이유로, 지적장애 2급인 학생은 '지적기능 저하와 경기약 복용' 이유로 보험 가입 승인을 거부당했다.
어떤 학생들은 뚜렷한 이유도 없이 보험사로부터 가입 서류를 반송받았다.
◇직장내 인사상 불이익
공사에 근무하다 2004년 업무상 과로에 따른 뇌출혈로 산재 판정을 받은 E씨는 2년 간의 공상휴가를 거쳐 복직해 근무하다가 2009년 면직 처분을 당했다.
당시 E씨는 우측 안면에 마비가 와 눈을 감을 수 없고 왼손을 사용하지 못하며 발목과 무릎을 굽히지 못하는 상태였다.
공사는 F씨가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희망퇴직을 권유했지만 F씨가 수용하지 않자 직권 면직을 결정했다.
하지만 공사는 직권면직 결정 전 F씨에게 사전 통보하지 않았고, 장애에 대한 소명의 기회를 주지도 않았다.
◇장애인 인권에 대한 인식 수준은 여전히 낮아
현근식 한국 장애인인권포럼 연구위원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됐지만 아직까지도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장애인 인권에 대한 인식 수준이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현 위원은 "장애인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인권 교육이나 장애인 관련 교육이 제도 개혁에 선행해야 장애인 차별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인권 침해를 당했을 때 구제 방법이 있긴 하지만 실효성이 약하다. 인권위에 진정을 해도 시정되지 않으면 소송을 해야 한다"며 "그 과정이 길고 복잡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는 장애인도 상당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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