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복제로 합법시장 침해규모 '2조1000억'
17일 웹하드업체 대표 등 6명, 업체 3곳을 재판에 넘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검사 김영대)에 따르면 웹하드는 처음 소개될 당시 공동연구나 부서간 공동업무, 저장매체 도난·파손 방지, 데이터 백업 등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기대와 달리 영화 불법복제 등 각종 온라인 범죄를 양산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기소된 채모(34)씨가 운영하는 웹하드 사이트 4곳에 업로드된 불법저작물은 78만9047건에 달한다. 정모(34)씨가 운영하는 웹하드 4개에도 불법저작물 41만7650건이 저장돼있는 실정이다.
이 웹하드에 가입한 누리꾼들은 불법복제된 동영상과 사진을 마음껏 공유하고 있고 그 대가로 채씨와 정씨는 광고수익 등을 통해 각각 100억여원대 매출을 올렸다.
특히 이들은 다운로드 건수를 조작해 저작권료를 가로채기도 했다.
그동안 웹하드업체들은 방송사 등 저작권자와 콘텐츠제휴 계약을 맺었다며 합법을 표방해왔지만 실제로는 다운로드 건수를 줄이는 수법으로 저작권료 중 상당 부분을 가로채고 있었다.
업체들은 사이트 소스코드(프로그램을 기록하고 있는 텍스트 파일)를 조작해 실제 다운로드 건수 중 일부만을 저작권료로 지급했고, 나머지 건수에 대한 저작권료는 업체 대표들에게 돌아갔다.
운영자들의 범법행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가입자들을 상대로 악성코드를 대량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운영자들은 파일공유 전용프로그램 설치시 가입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광고용 악성코드를 탑재시켜 유포한 뒤 거래업체들로부터 거액의 광고료를 챙겼다.
더 심각한 문제는 웹하드 운영자들이 가입자들의 불법행위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웹하드 운영자들은 감독기관의 눈을 피해 불법복제물에 대한 업로드와 다운로드가 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을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운영자들은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나 감독기관 직원들이 쉬는 주말에 특정 영화제목이나 음란한 표현 등 금칙어에 대한 검색 제한 설정을 해제해 이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처럼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웹하드 업주들은 처벌을 두려워한 나머지 속칭 '바지사장'을 내세워 이들에게 형사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바지사장 뒤에 숨은 실제 업주들은 광고회사나 사이트 유지 전담업체를 별도로 설립해 버젓이 수익의 대부분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웹하드 운영자들의 횡포 속에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계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저작권보호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복제로 인한 합법시장 침해규모는 약 2조1000억원이고, 이 가운데 약 83%가 온라인상 침해로 인한 피해다.
상황이 악화되자 문화체육관광부와 검찰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문체부 산하 한국저작권위원회는 3월 검찰과 '저작권 침해 범죄에 대한 과학수사 공조강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이어 웹하드 소스코드 분석작업을 수행할 '디지털 저작권범죄 수사센터'도 설립했다.
나아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도입된 '웹하드 등록제'가 11월 시행되면 웹하드를 통한 저작권 침해를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문체부와 검찰의 전망이다.
한 문체부 관계자는 "물고기를 잡을 때 도랑의 절반 정도만 가로막으면 잘 잡히지 않지만 80~90%를 막으면 물길이 바뀌어 물고기를 쉽게 잡을 수 있다"며 "검찰과 함께 온라인 불법복제에 대한 감시망을 80~90% 수준으로 확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웹하드를 단속함으로써 천태만상으로 이뤄지는 온라인상 불법복제·공유행위를 성공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불법저작물 유통을 통해서는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다는 인식이 형성되는 것이 우선"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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