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4시56분께 서울 강남구 개포동(옛 포이동) 무허가 판자촌인 '자활근로대 마을'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이 났다가 2시간여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전체 판잣집 96채 가운데 60여채가 타 재산피해가 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불은 판자촌 서쪽 목공소 인근에서 시작돼 밀집한 판잣집 쪽으로 번졌다. 불길은 판자촌 대부분을 삼킨 뒤 대한적십자사 서울남부혈액원 인근까지 넘봤다.
화재로 인해 판잣집 내에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부탄가스통이 연이어 폭발한데다 유독연기가 30~40m까지 치솟으면서 이 일대는 한때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또 소방차들이 들어선 판자촌 앞 1차선 도로에는 원주민 수십명과 연기를 보고 놀라 나온 인근 주민 600여명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인명피해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조철순 위원장을 비롯한 포이동266번지사수대책위원회 집행부는 주민 100여명을 마을 내 고철 재활용장에 모은 채 인원을 점검했다.
판자촌에 머문 주민들 대다수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어서 인명피해 여부는 날이 밝아야 최종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소방헬기 2대, 소방차 75대, 소방인력 218여명을 동원해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인화 물질로 인한 유독가스와 때마침 불어닥친 강풍으로 인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큰 불길을 잡은 뒤 주요장비들은 철수하고 잔불을 정리 중이다.
일부 주민들은 이날 소방당국의 초동대처에 불만을 터뜨렸다.
소방서에 처음 신고를 했다는 이기원(42)씨는 "마을 왼편에서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다. 소방차가 물이 부족하다고 해서 진화가 늦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금(63)씨는 "소방관들에게 양재천 쪽에서 물을 쏘라고 했는데도 말을 안 들었다"며 "마을을 다 태우려고 작정한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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