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그룹 불법대출 및 특혜인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9일 금융감독원(금감원) 간부를 전격 체포하는 등 이 은행과 금감원 직원간 유착관계에 본격적으로 사정의 칼을 들이댔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김홍일)는 이날 오전 금감원 대전지원 팀장(2급) 이 모(54)씨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이씨는 서울 본원 저축은행서비스국 검사팀장으로 근무할 당시 뇌물을 챙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감사원은 이씨가 검사반장으로 2009년 3월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검사업무를 총괄하면서 자산건전성 부당분류에 대한 검사를 게을리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을 확인하지 못한 과오 등을 지적하며 문책을 요구한 바 있다.
금감원의 부실검사, 검사팀과 은행간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된 셈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조만간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검사에 관여한 금감원 직원 30여명을 불러 부실검사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수년간 부산저축 5개 계열은행의 검사를 직접 담당해 왔지만 특수목적법인(SPC) 등을 통한 불법대출, 분식회계 등을 밝혀내지 못했다. 검찰은 이들이 이씨 처럼 돈을 받고 비리를 눈감아 준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감사원도 이 은행 검사 업무를 맡았던 금감원 일부 직원들에 대한 문책을 요구한 바 있다. 특혜인출이 벌어지던 날 밤 늦게까지 금감원 직원들이 현장을 지켰지만 저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도록 알선하고 8000만원을 챙긴 부산지원 수석조사역 최모(50)씨도 지난 6일 구속기소됐다. 이 은행 임원은 검사 과정에서 친분을 쌓은 최씨의 전화 한통에 담보도 없는 건설업자에게 220억원을 빌려줬다.
우병우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이 은행 박연호 회장 등 21명을 기소하면서 "제대로 검사만 했더라도 충분히 전모가 밝혀질 수 있었을 것"이라며 "유착관계가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부산지역 신용협동조합(신협) 4곳이 73억원을 이른바 특혜인출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협 2곳은 이 은행 화명동 지점에서 51억여원, 또 다른 신협 2곳은 초량동 본점에서 22억여원을 빼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은행 임직원들이 거액의 신협 자금이 빠져나가자 이상 징후를 눈치채고 자신들이 예금을 유치했던 친인척과 우량고객 등에게 '예금을 빼가라'고 연락하면서, 대규모 사전인출 도미노가 발생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일단 은행 임직원이 신협 쪽에 영업정지 정보를 유출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금융위원회 내부에서 흘러나온 영업정지 정보가 신협 쪽으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병우 수사기획관은 "예금주의 면면이나 인출해 간 금액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일일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신협이 돈을 빼가자 저축은행 임직원들이 우량고객 등에게 연락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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