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유혹 '소셜커머스'··· 소비자는 봉?

안정섭 / / 기사승인 : 2011-04-18 1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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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여개 업체 난립 불꽃 경쟁··· 환불거절등 구매자 피해 '눈덩이'

#1 대학생 정모(25·여)씨는 최근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강남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할인 쿠폰을 구입했다가 낭패를 봤다. 쿠폰을 구입한 김씨는 예약을 위해 레스토랑에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이미 예약이 완료돼 이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결국 정씨는 사용기간이 지나 쿠폰을 사용할 수 없었다.

#2 직장인 박모(30)씨는 인터넷으로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한우전문 식당 50% 할인 쿠폰 4장을 구입했다. 가족과 함께 찾은 식당에서 박씨는 주문한 고기의 양이 옆 테이블에 비해 절반에 불과해 항의를 했지만 "쿠폰손님을 일반손님과 같은 양으로 고기를 줄 경우 식당 문을 닫아야 한다"는 볼멘소리를 들어야 했다. 기분이 상한 박씨는 남은 쿠폰 환불을 요구했지만 식당 주인은 환불은 절대 불가능하다며 거절했다.

스마트폰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대중화되고 '반값 할인'을 내세운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 불만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소셜커머스는 상품을 구매하는 인원이 일정 기준 이상 모일 경우 할인가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 일종의 공동 구매 서비스이다.

공동구매와 형태는 비슷하지만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단기간에 구매 인원이 일정 기준 이상으로 모일 경우에는 50% 이상까지도 파격적인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하지만 서비스 시스템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난립으로 소비자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셜커머스 관련 소비자 불만 접수가 1월 89건, 2월 97건, 3월 184건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커머스가 등장한 이후 지난 해 5월부터 접수된 총 불만건수가 34건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분기에만 370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10배 넘게 급증했다.

주요 불만사항은 환불거절, 광고와 다른 품질 저하, 계약 불이행 등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도 지난해까지 소셜커머스 관련 불만을 따로 분류하지 않았으나, 올해 들어 갑자기 불만이 늘면서 새로운 분류체계를 도입했을 정도다.

실제 불만을 가진 소비자 3500여명이 모여 만든 '소셜커머스 소비자 카페(http://cafe.naver.com/socialconsumer/)' 등 인터넷에서는 여러 카페들이 생겨났을 정도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이같은 소비자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는 2년 사이 500여개 이상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치열한 경쟁 탓에 '일단 팔고보자 식'의 무분별한 판매방식을 꼽을 수 있다.

업체들 가운데 불안정한 수요공급과 검증되지 않은 물품, 서비스 품질 허위·과장 광고로 인해 '소셜성'을 잃어버린 채 쿠폰 판매에만 몰두한다거나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이트를 폐쇄하고 문을 닫아 버리는 업체가 상당수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피해자들에게 몫으로 남게 된다.

또 소셜커머스 업체는 법적 지위가 모호하다는 것도 소비자 피해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상품을 직접 판매하고 있는 것과 다름 없지만 법적으로는 통신판매중개 사업자로 구분된다. 통신판매중개업자는 상품을 사고팔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역할만 담당하기 때문에 판매한 상품의 품질에 대해서는 책임질 의무는 없다.

정부의 규제 제도나 법안 등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제재를 가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업체로부터 보상을 받기가 사실상 쉽지가 않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소셜커머스 업체는 통신판매 중개업자가 아니라 쿠폰을 판매하는 통신 판매업자로 판단해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약관을 고치도록 시정 명령을 내리는 등 본격적인 제재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소셜커머스 업계에 대한 직권조사 결과 통신판매중개업자가 아니라 할인쿠폰을 파는 통신판매업자라는 유권해석을 했다"며 "소비자들의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고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적절한 보상을 받기 위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은 소셜커머스 사이트에 표시돼 있는 통신판매업신고 사업자등록번호 등 정보를 확인하고 고객센터 상담전화가 잘 운영되는지 사전에 꼼꼼이 따져봐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소비자시민모임 김자혜 사무총장은 "업체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믿을 수 있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사업자 등록번호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이용약관이나 계약 내용 등을 꼼꼼히 살펴 환불 가능 여부나 피해보상 규정 등을 따져봐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소비자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일정 기준 이상의 가이드라인으로 만들어 사전에 소비자 피해를 차단해야 한다"며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적절한 보상을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반드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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