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건설업체 대표 한모(수감중)씨로부터 9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 해당 자금은 한 전 총리와 무관하다는 진술이 나왔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 심리로 열린 9차 공판에는 한씨 아버지가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아들이 한 전 총리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줬다는 건)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증언했다.
이어 "돈을 주지 않았을테지만 받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말이 안되는 소리들"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참고인 조사에서 대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한씨 아버지는 이날 "기억이 안난다"거나 "그런 말을 한적 없다"고 일관되게 증언했다.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검찰은 한씨 아버지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을 당시 작성했던 진술서를 바탕으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진술서에 따르면 그는 검찰에 "2008년 2월 한 전 총리에게 H사 부도 후 어려운 사정을 말했더니 9억원 중 2억원을 돌려줬다", "당시 아들은 '전에 건넨 돈 일부' 라고 설명했다" 등의 내용을 말했다.
이에 한씨 아버지는 "(함께 기소된 측근) 김모씨와 아들이 사업 관계로 자금문제가 있어서 돈이 오고갔을 뿐이며, 한 전 총리가 아닌 김씨로부터 2억원을 돌려받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씨 아버지는 재판 시작 전에도 뉴시스 기자와 만나 "중간에 온갖 사기꾼들이 끼어들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내가) 고양시 한씨 종친회장을 수십년째 맡고 있어 한 전 총리를 잘 알고 있다"며 "그런 돈을 주지도 않았지만 (한 전 총리는) 준다고 받을 분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아들에게 사업과 자금사용처 등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보고받는데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는 내용은 들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씨가 '한 전 총리에게 어떤 정치자금도 준 적 없다'고 번복한 이후 정황 증거 확보에 나선 검찰은 예상치 못한 증언으로 다시한번 난관에 부딪치게 됐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3월부터 9월동안 세 번에 걸쳐 한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9억여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지난해 7월 불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2007년 2월부터 11월까지 한씨로부터 사무실 운영 및 대통령 후보 경선 지원 명목으로 9500만원을 받고 버스와 승용차, 신용카드 등도 무상제공 받아 사용한 혐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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