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학대에 못이겨 돈훔쳐 달아난 필리핀 여성에 '무죄'

안은영 / / 기사승인 : 2011-03-22 16: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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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강도 고의성 인정안돼"
법원이 남편의 학대를 피하기 위해 집에서 현금을 갖고 도망친 필리핀 여성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서울 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설범식)는 22일 수면제를 탄 커피를 먹여 남편을 잠들게 하고 현금 약 20만원 등을 갖고 달아나 강도 혐의로 기소된 필리핀 여성 A씨(23)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남편의 배상신청을 각하했다고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 한국에 들어와 서울 송파구 한 오피스텔에서 남편 B(46)씨와 살림을 차렸다.

하지만 남편은 드라이버로 위협을 하며 청소를 시키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A씨는 자신을 술집에서 일하게 하려는 남편에게 항의하다 양 손목을 수갑에 묶인 채 삼단봉과 장난감 총으로 협박을 당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남편으로부터 학대를 받고 생명에 위협을 느낀 A씨가 탈출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수면제를 탄 커피를 주고 잠든 사이에 남편의 현금 등을 갖고 달아난 점으로 강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A씨가 고의로 수면제가 든 커피를 건넸다고 하더라도 재물을 훔치려고 그 수법을 이용한 것이 아니므로 둘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며 "재물을 훔쳤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어 강도죄는 성립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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