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집배원 살해 '직장 동료' 검거

최민경 / / 기사승인 : 2011-03-13 14:22: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숨진 김씨의 이름으로 빌린 돈 빛 독촉에 시달려 범행
"죄송합니다…"
모자를 푹 눌러쓴 40대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혐의사실 모두를 인정한다고도 했다. 목소리는 떨렸고, 후회하는 모습은 역력했다.
그러나 뒤 늦은 후회는 양손을 휘 감은 수갑이 대신했다. 4000만원의 채무 관계 때문에 입사동기이자 동료 집배원인 김(33)모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 일체를 인정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와 A씨의 채무관계는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됐다. 신용불량자인 A씨는 신용대출을 받지 못하자 김씨에게 대신해서 대출을 받아 달라고 부탁했다.
입사동기이자 회사 동료인 김씨는 이런 부탁을 들어줬다. 수차례에 걸쳐 제3 금융권에서 4000만원 달하는 빚을 졌다. A씨는 이자를 조금씩 나눠 갚았지만, 계속되는 빚 독촉에 김씨를 살해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
A씨는 김씨를 살해하면 4000만원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둔기를 준비했다. 그리고 지난 2일 오후 A씨의 뒤를 밟았다.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에 택배를 돌리던 김씨를 따라 나선 A씨는 오후 2시 45분께 모 아파트 16층 계단에서 김씨의 머리를 내리쳤다.
총 17번을 때리고 나서야 범행은 끝났다. 범행에 쓰인 둔기는 사건 직후 바로 버렸고,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자신에게 배당된 우편물 배달을 끝냈다.
경찰은 국과수의 부검결과 타살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바탕으로 집배원 사망사건을 실족사에서 타살로 변경했다. 결국 A씨는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평소 돈 거래가 있었던 A씨를 수상히 여기고 수사망을 좁혀갔다.
수사망이 좁혀지자 지난 10일 범행 8일만에 A씨는 무단결근을 하고 부산으로 도주했다. 수사가 진행되자 심적인 부담으로 부산으로 도피를 갔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이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형사 10여명을 부산으로 급파했다. 하지만 A씨는 다시 인천으로 올라왔다. 결국 A씨는 범행 10일만에 숨진 집배원 김씨의 유력한 용의자로 인천의 한 찜질방에서 검거됐다. 검거된 A씨는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경찰은 현재 정확한 살해 경위와 범행 도구를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를 통해 택시 승하차 지점을 확인한 뒤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며 "숨진 김씨가 제3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점과 이 돈을 A씨가 인출해 간 점을 파악하고 이 날 A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A씨가 범행 일체를 자백했으며, 범행 도구 등 정확한 살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 조사결과 숨진 김씨와 A씨는 입사동기로 3년 가량 함께 근무했다"며 "A씨로부터 금전 채무 관계로 김씨를 살해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돈 문제로 동료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민경 최민경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