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 잡으면 왜 돌변… 스피드 쾌락 탓

최민경 / / 기사승인 : 2011-03-03 14: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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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만 잡으면 돌변하는 사람들이 있다. 앞차 속도가 느리면 추월로도 직성이 풀리지 않아 따라가 욕설을 퍼붓는다. 누가 끼어들기라도 하면 끝까지 쫓아가 보복을 하고 만다.
뿐만 아니다. 비정상적 레이싱이 도로 한복판에서 벌어진다. 규정 속도를 비웃는 총알 같은 질주는 기본, 다른 차량을 겁주기 위한 급정거도 서슴지 않는다.
단순히 치기어린 행동으로 보기엔 도가 지나치다. 도대체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과도한 행동으로 몰아넣는 것일까. 3일 중앙대병원 정신과 이영식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봤다.
◇과한 스피드, 쾌락 추구 속성과 유사
이 교수에 따르면 운전대에 앉아 무조건 빨리 가야 한다는 강박 증상을 보이거나 과도한 스피드를 즐기는 사람은 게임 중독과 유사한 상태로 볼 수 있다.
스피드를 통한 쾌락에 집중해 속도를 내는 데에만 몰두하게 되는 것이다.
게임이나 도박에 중독된 사람이 승부에 집착하는 것처럼 이들은 남보다 빨라야 한다는 자기 안의 승부에 집착한다.
이로 인해 규정 속도를 훨씬 넘어서는 과속을 일삼고 신호나 법규를 어기는 데에도 무감각해진다.
때때로 느리게 가는 차를 들이 받기도 하고, 고개 운전을 반복하면서 차량을 따라가 코너에 몰아넣기도 한다.
이 같은 행동에 대해 이영식 교수는 "지나친 난폭운전은 열등감의 표출로 나타나기도 한다"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하게 표현하기 위해 무리한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을 다치게 할 정도의 과도한 승부욕이라면 이미 질환"이라며 "특히 간헐적 폭발장애 등을 의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운전대 잡기 전 심호흡 도움돼, 심하면 전문의 상담 받아야
간헐적 폭발장애는 공격성이나 폭력성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해 이들 행동이 밖으로 표출되는 상태를 말한다.
단순히 화를 억제하지 못하는 성격으로 치부해 정신과를 방문하는 사람의 수가 적지만 실제 질환자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충동을 담당하는 변연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며 10대~20대에 많이 표출된다. 여성보다 남성에게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질환이 있으면 작은 스트레스나 자극에도 지나치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며 때때로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기도 한다.
행동 이후 자책감을 보이지만 화가 나는 상황이 되면 또다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교수는 "지나친 난폭운전은 충동,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발생한다"며 "뇌파 검사를 해 보면 간헐적 폭발장애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전전두엽의 억제 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성인ADHD가 있을 때에도 난폭운전이 나타날 수 있다. 충동적 정신상태가 운전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전두엽 기능은 약이나 알코올에 의해 손상될 수 있다. 따라서 마약중독자나 알코올 중독자 등의 경우, 난폭운전을 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자동차는 잘못 운전하면 그 자체로 무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운전 시 남에게 피해를 줄 정도로 과격한 성격이 표출되는 사람이라면 분노를 조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영식 교수는 "화가 날 때 1부터 100까지 센다던가 마음을 평온하게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운전대를 잡기전에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난폭운전의 정도가 심한 사람이라면 뇌검사나 정신과적 면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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