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서 망신살 당한 검찰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12-15 16: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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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목발 의지 장애인의 공동폭행 혐의 인정 헌재 "공격 방어 행위… 기소유예처분 취소하라"

상대방의 진술만 믿고 목발에 의지해야 걸을 수 있었던 장애인의 공동폭행 혐의를 인정했던 검찰이 헌법재판소에서 망신을 당했다.

헌법재판소는 술자리 시비로 상대방을 공동폭행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로 입건돼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A씨 등 2명이 낸 기소유예처분 취소청구를 인용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소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1월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있는 한 식당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충청도 출신을 비하하는 말을 하게 됐고, 이로 인해 B씨 일행과 시비가 붙였다.

이후 검찰은 경찰이 조사한 대로 이들이 서로 주먹다짐을 했다고 판단해 B씨 일행을 공동폭행 혐의로 약식기소하는 한편, A씨 등에게는 정상을 참작해 기소유예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는 자신이 지체장애 6급 장애인인데다, 장애가 경미하다고 해도 당시 한쪽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고 있었는데 공동폭행을 했다는 건 말도 안된다며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검찰은 A씨가 먼저 멱살을 잡아 당겼다는 진술이 있었고, B씨 등에 대한 현장사진을 살펴봤을 때 공동폭행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기소유예처분이 정당하다고 맞섰다.

그러나 재판관들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관들은 일단 A씨가 사건 당시 실제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고 있었고, 목발 없이는 걷지도 못했다는 식당 주인 등 목격자들의 진술에 주목했다.

결정적으로 B씨 등이 일방적으로 A씨를 끌고 나갔다는 진술, A씨가 식당 밖에서 B씨 일행에 둘러싸여 폭행당하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이 나오면서 재판관들의 결심은 굳어졌다.

반면 검찰이 'A씨가 먼저 멱살을 잡았다'고 본 근거는 B씨 등의 진술과 B씨 목의 긁힌 상처 뿐이었고, 멱살을 잡아 당겼다는 A씨는 되레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재판관들은 "A씨가 B씨 등의 멱살을 잡은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는 부당한 공격에서 벗어나거나 이를 방어하기 위한 행위였다"고 판단, 검찰에 잘못된 처분을 취소하라고 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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