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차명계좌 발언, 조현오 경찰청당 수사 지지부진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11-28 13: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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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G20 핑계 착수 4개월 지나도 소환안해 검찰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을 한 조현오 경찰청장 사건 수사에 착수한지 4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조 청장을 소환하지 않는 등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신유철)는 G20, 국정감사 등을 이유로 차일피일 조 청장의 조사를 미뤄왔으며, G20이 끝난 뒤에도 조 청장의 조사방법은 물론 시기도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검찰은 수사 착수 직후부터 "일반적인 명예훼손 사건과 마찬가지로 신속히 사건을 수사할 것"이라고 밝혀왔지만, 4개월이 지난 현 시점까지도 "소환조사는 아직 진행하지 않았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조 청장을 조사할지 고민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수사팀 안팎에서는 국정감사와 G20 등 조 청장 소환을 미뤄왔던 표면적 이유가 모두 사라진만큼, 서면조사를 통해 신속히 사건을 마무리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수사팀 내부에서는 현직 경찰청장이 재임기간 중 수사 대상자로 검찰에 출두한 경우도 없었던 점과 이번 사건이 경찰의 수장을 무리해 강제소환할만큼 복잡한 사안도 아니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사팀을 지휘하는 신경식 1차장 검사는 "소환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만 사실일 뿐 (소환 방법과 시기 등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법조계 안팎에서는 조 청장이 지난달 국정감사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에게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점을 검찰이 고려, 사건이 검찰의 수사를 거치지 않고 정치적으로 마무리되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검찰의 입장에서는 정치적 폭발력이 여전한 '노 전 대통령 차명 계좌' 사실 여부를 굳이 건드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건이 해결되길 기다리는 것이 '최상책'이라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 고위 관계자는 "조 청장 사건 자체야 이렇게까지 길어질 이유가 없는 단순한 사건"이라며 "수사팀의 장고는 고질적인 형사부의 인력난이나 국내외 주요 일정 때문이 아니라 사건 자체가 가진 정치적 폭발력이 상당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검찰이 조 청장의 수사방법 등을 두고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하자, 노 전 대통령 측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측의 법률 대리인인 문재인 변호사는 지난달 "G20 정상회의가 있는 점을 감안, 현재까지는 검찰에 수사를 촉구하지는 않았다. 다만 G20 이후에도 수사를 안한다면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으며, 지난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도 "조 청장 수사가 여전히 진행되지 않은 점에 대해 (법률적인 추가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사건은 조 청장이 지난 3월 경찰간부들을 교육하는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이 뛰어내리기 바로 전날 10만원짜리 수표의 거액 차명계좌가 발견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이후 노 전 대통령 측은 지난 8월 조 청장을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했고, 검찰은 9월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를 고발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하지만 검찰은 고발인 조사가 진행된 이후에도 형사1부의 수사인력 부족과 조 청장의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이유로 조 청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채 법리검토에만 집중했다.

이후에는 '국정감사 일정으로 검찰이 바쁘다'는 이유를 들며 수사를 미뤘고, 이어 'G20정상회의의 안정적인 개최를 위해 국내치안을 총괄하는 조 청장 수사를 진행하지 못했다'는 핑계를 댄 바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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