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가 치르기 20여일 전만 해도 경기장 건설 지연과 국제자동차연맹(FIA) 경주장 검수의 잇따른 연기 등으로 대회 개최가 불투명했던 F1코리아 그랑프리가 3일간 16만3000명의 관중 몰이를 하며 차질없이 개최된 것은 큰 의미을 지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신생 서킷의 결승전 관중이 5만명 안팎인 다른 나라 그랑프리에 비해 영암 경주장에는 8만명이 운집해 관중 동원에 성공한 대회로 기록되게 됐다.
이번 대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하나인 포뮬러원(F1) 대회가 모터스포츠 불모지인 한국에 상륙하는 계기를 마련해 줌과 동시에 지역개발에서 비교적 낙후된 전남을 대형 국제행사를 통해 전 세계에 알리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경주장 건설 지연에 따른 미완성 경주장에 대한 논란과 마케팅 실적 저조, 대회운영 미숙, 교통.숙박 인프라 부족 등의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낙후' 전남 첫 대형 국제행사개최…세계 무대 데뷔, 모터스포츠 수도 `부상‘
지난 1998년과 2002년 각각 올림픽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개최한 국가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번 대회는 연간 400만명의 관중이 동원되고 6억명의 시청자가 경기를 지켜보는 세계적인 대형 이벤트인 F1대회를 통해 모터스포츠 불모지인 한국에 모터스포츠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켰다는 평가다.
또 대한민국 최대 낙후지로 꼽히는 전남은 이번 F1대회를 개최함으로써 `한국의 모터스포츠 수도‘로 자리매김하는 터전을 마련하는 동시에 지역을 전 세계에 알리는 등 도약을 위한 새로운 도전의 장을 마련했다.
특히 개도 이래 첫 대형 국제행사를 치른 전남은 지역민들의 자긍심 고취와 함께 2012여수엑스포와 2013년 순천국제정원박람회 등 대형 국제이벤트를 앞두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또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개발사업(일명 J프로젝트)의 선도사업으로 추진된 F1대회를 통해 앞으로 더 많은 세계인들의 전남 방문이 잇따르는 것은 물론, 미진한 J프로젝트의 투자자 유치에도 청신호가 될 것으로 전남도는 기대하고 있다.
더욱이 아직 대회의 성공여부를 가리는 수익이 얼마나 되는지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번 첫 대회는 향후 7년간 대회 개최과정에서 직.간접적인 경제 유발효과 등을 가시화 시키기 위한 물꼬를 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소는 올해부터 2016년까지 7년간 개최하는 F1 그랑프리를 통해 생산유발 1조8000억원, 부가가치 8600억원, 소득유발 4300억원, 고용유발 1만8000여명 등의 경제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F1대회를 통해 전남을 세계 시장에 데뷔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앞으로2000여 개 섬, 6000㎞가 넘는 해안선, 세계 5대 갯벌 등 전남이 보유한 엄청난 관광자원을 적극 홍보해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 미완성 경주장, 마케팅 저조…수익 목표 달성 미지수
전남은 F1그랑프리 원년대회를 무사히 마쳤지만 미완성 경주장에 대한 우려와 함께, 마케팅 등이 목표에 비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주장 건설지연으로 대회 개최여부 논란에 이어, 대회 10여일 FIA(국제자동차연맹)을 앞두고서야 경주장 검수통과와 대회 개최가 최종 확정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렇다 보니 FIA로부터 우리나라 최초 그레이드A 자동차경주장을 인증받았지만, F1대회 개최 전 추진했던 국제 레이싱 대회 개최도 자동으로 무산돼 F1 레이서들이 한국 서킷에서 사실상 첫 시험운행을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서킷 급커브간의 안전지대 등 안전시설에 대한 추가보완 작업과 정비가 대회 공식 연습주행 때까지 계속됐고 일부 드라이버들은 서킷에 대한 불만을 “더러운(dirty) 경주장”이라는 평가로 내놓기도했다.
여기에 총 10만석 규모의 가설스탠드 가운데 일부가 대회 공식일정 중에도 설치공사가 계속되고 곳곳이 막바지 공사로 인해 공사판을 방불케 해 대회 관계자와 드라이버, 관중들에게 불안감을 주기도 했다.
또 막판까지 혼미한 대회 개최일정으로 마케팅에서도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외신들이 대회 취소 가능성을 잇따라 제기함으로써 국내외 붐 조성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와 함께, 그 여파가 티켓판매실적 저조로 이어지는 상황을 맞았다.
이에 따라 전남도가 막판 티켓강매에 나서는 무리수를 두는가 하면, 관중 동원을 위해 무료 자유이용권을 무차별로 배포해 공짜 티켓 논란을 불러 일으키는 등 부작용도 속출해 대회 개최 후 심각한 후유증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대회 개최에 가장 필수적인 타이틀 스폰서 역시 유치에 실패했고 통상 6개월이나 1년 전에 이뤄지는 중계권자 협상이 늦어지면서 대회 개최 직전에 주관 방송사가 선정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주관방송사를 통한 대회 홍보와 붐조성 역시 사실상 미미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결국 전남도와 카보는 입장권 판매수입 564억원, 기업부스 89억원스, 스폰서 58억원, TV중계권료 29억원 등 첫 대회 총 수익을 742억원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그 목표를 달성할지는 미지수다.
F1조직위원회 관계자조차도 “이번 대회는 마케팅의 실패”라는 말을 공공연히 했다.
◇대회운영 미숙·교통, 숙박시설 등 인프라 부족
3일간의 대회 기간 중 운영 미숙과 교통, 숙박시설 등 기본 인프라 부족에 관람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이 고용한 외국인 경비업체 관계자들이 경주장 입구 2㎞ 앞에서 차량을 통제했으나 한국어를 못해 관람객의 90%인 내국인들이 주차장 안내조차 받지 못했다.
또 경주장 곳곳에 배치된 자원봉사자들이 시설 위치를 정확히 숙지하지 못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바람에 상당수 관람객들이 수 ㎞를 오가는 등 우왕좌왕했다.
가장 큰 문제는 교통 문제였다. 대회 당일까지 경주장 주요 접근로인 무영대교의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비포장 상태에서 임시 개통됐다.
또 1만여대가 주차할 수 있는 1~6구역의 경주장 주차장도 매일 5만여명 이상의 관람객 차량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F1 조직위가 교통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환승 주차장을 개설했지만 교통대란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목포시내와 광주 등지에서 경주장으로 오가는 셔틀 버스를 600여대 가량 운행했지만 일부 관람객은 셔틀버스가 제때 오지 않아 집단 항의가 쏟아지기도 했다.
일부 관람객의 경우 무리하게 차량을 경주장 인근까지 가져가기 위해 안전요원들과 몸싸움을 벌여 다른 관람객들의 눈총을 받았다.
바가지 택시요금도 외부 관람객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부 택시 기사들은 목포에서 경주장까지 10여㎞ 구간을 운행하면서 다른 지역에서 온 한국 손님에게는 3만원 이상의 택시비를 요구했고 외국인이 탑승했을 때는 10여만원 이상의 금액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원성을 들었다.
숙박시설의 바가지 요금도 문제로 제기됐다.
평상시 목포 신도심의 모텔 숙박 가격은 3~4만원 이지만 이번 대회 공식 가격은 12만1000원으로 책정돼 4배가 뛰었다. 일부 모텔에서는 외국 관광객이 방을 구할 경우 이보다 더 비싼 금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비품 비치와 숙박촌에서 경주장으로 연결되는 운송수단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것도 지적사항으로 꼽혔다.
'세계 3대 스포츠'라는 대회 명성에 걸맞지 않은 열악한 숙박시설은 외국 언론의 조롱거리로 등장했다.
이렇다보니 이탈리아의 대표적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대회 기간에 경주장 주변의 숙박시설 부족과 러브호텔을 지적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이 언론은 F1의 경우 한 팀당 최소한 60~80명의 기술진이 참가하게 되고 취재진을 포함하면 최소 20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여하는데 경기장 주변에 제대로 된 숙박시설이 부족해 1시간 정도 떨어진 광주까지 가서 숙박을 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경주장내 식당, 음수대, 화장실, 유아시설 등의 편의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관람객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F1 조직위 관계자는 "첫 대회인데다 경주장 건설에 집중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교통과 숙박시설 등의 인프라는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다"며 "이번 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부족한 인프라를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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