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수십여 차례에 걸쳐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여성들을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혐의로 구속된 A씨(24)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인상의 청년.
사귄지 1년이 넘은 애인이 있는 그는 직장에서 대인관계가 원만한 예의바른 청년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모범생 같은 인상 속에는 시도 때도 없이 여성들의 치부를 훔쳐보려는 그릇된 욕망이 숨어있었다.
욕망의 뿌리는 수년 전 고등학교 시절 본 이른바 '야동'에서 시작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 친구의 권유로 처음 야동을 접했다.
호기심에 음란동영상을 다운 받은 그는 이후 심한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공교롭게도 그가 접한 음란동영상은 여성의 은밀한 신체부위를 촬영한 몰카가 대부분이었다.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인 탓에 죄의식이 커질수록 되레 중독성은 더 강해졌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성인이 돼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제대할 당시에도 몰카에서 헤어나지 못한 것으로 진술했다. 애인이 생겼어도 은밀한 욕망은 제어가 되질 않았다고 한다.
지인의 소개로 한 건설현장 하청업체에 소속돼 안전관리와 행정업무 등을 봐오던 A씨는 올해 초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어섰다.
단순히 보는 것에 만족치 않고 자신이 직접 몰카를 찍겠다는 마음먹은 것.
A씨는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해 본격적으로 도심을 누볐다.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성동구 일대에서 50여 차례에 걸쳐 여성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여성들의 은밀한 모습을 몰래 촬영해 자신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보관했다.
욕실창문 너머로 목욕하는 여염집 여성들의 알몸을 촬영한 동영상도 컴퓨터에 차곡차곡 저장했다.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갖는 장면 역시 그의 컬렉션의 일부였다.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던 A씨의 그릇된 욕망은 지난 11일 급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성동구 금호동의 한 건물 2층 여자화장실에 침입해 용변을 보는 여성들의 모습을 몰래 촬영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들리고 만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욕망은 육체적 한계까지 뛰어넘을 만큼 강렬했다.
지난 11일 몰카를 촬영한 당시 A씨는 회사에서 일을 하다 무릎을 다쳐 병가를 낸 상태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아픈 다리를 절뚝이면서도 촬영을 강행했던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동영상을 보는 것에 만족을 하지 못하고 동영상을 실제 촬영하면 더욱 큰 쾌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며 "직접 촬영을 통해 얻은 쾌감을 지속적으로 느끼기 위해 몰카를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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