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안기부직원 부인인데"" 속여 10억 들고 해외 도주"

김유진 / / 기사승인 : 2010-10-10 15: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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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만에 꼬리잡힌 60대女 실형 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국장 부인을 사칭해 수억원을 받아 챙긴 60대 주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10일 서울서부지법에 따르면 1998년 1월 장모씨(63·여)는 안기부 경제담당국장의 부인이라며 조모씨에게 접근했다.

장씨는 조씨에게 "안기부장에게 5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남편이 불이익을 받게 된다"며 "3000만원을 빌려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이회창 대통령 후보에게 빌려준 선거자금 10억원이 나오면 바로 갚아주겠다"며 현금 2000만원이 들어있는 가방을 보여줬다.

조씨는 그 자리에서 장씨에게 현금 3000만원을 건넸다. 현금 2000만원을 보여준 데다 안기부 국장인 남편의 인맥을 동원해 신축될 군인아파트 특별 입주권과 서울 소재 모 암자를 불하 받아주겠다고 유혹한 지라 돈 벌 기회를 놓칠까 봐 조바심도 났기 때문이다.

그 뒤로도 장씨는 조씨에게 아파트 중도금으로 혹은 고건 전 총리의 선거자금 등으로 두 달간 11차례에 걸쳐 1억6000만여원을 받아 챙겼다.

같은 해 7월 조씨가 속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장씨는 조씨 등 7명에게 같은 수법으로 챙긴 9억여원을 들고 해외로 도피한 터였다.

장씨는 공소시효 만료를 노리며 완전 범죄를 꿈꾸며 9년2개월 동안 해외를 떠돌았지만 끝내 경찰에 덜미를 잡혀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검사 김현미)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수년 간 권력기관 직원의 가족을 사칭해 여러 피해자를 속이고 외국으로 달아나 현재까지 아무런 피해 회복 조치도 하지 않은 점을 볼 때 엄히 처벌해야 한다"면서도 "9년여의 해외 도피생활로 인해 적지 않은 정신적 고통을 겪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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