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의 진화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09-12 15: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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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사칭 전화걸어 개인정보 빼내기는 옛말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 위조 직접 대포통장 개설

# 지난 2일 현금인출기(ATM)를 통해 돈을 찾으려했던 A씨(37)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통장에 580여만 원의 잔고가 있었지만 현금을 인출할 수 없었던 것.

A씨는 해당 은행으로부터 부정계좌로 등록돼 모든 계좌가 막혔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더욱이 자신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의자가 돼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A씨는 은행에 통장거래 내역서 등 각종 증빙서류를 들고 가 억울함을 호소했고, 곧 수사에 나선 경찰은 보이스피싱 일당이 A씨의 운전면허등록증을 위조해 계좌를 개설한 뒤 대포통장으로 사용했던 것을 확인했다.

# B씨(46)는 지난달 30일 시중은행 현금카드를 서민대출 햇살론 전용카드로 바꿔준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를 받았다. 금융기관처럼 보이는 인터넷 사이트도 있는데다 급전이 필요했던 터라 아무런 의심없이 현금카드와 계좌번호를 보냈다.

그러나 해당 업체는 묵묵부답이었다. B씨는 나중에 보이스피싱 일당에 속은 것을 알고 땅을 치며 후회했다.

이제 우체국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검찰·경찰 등을 사칭해 전화한 뒤 개인정보를 빼내거나 현금을 보내게 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은 고리타분해졌다.

이같은 수법에 넘어가는 피해자가 줄어들자 보이스피싱도 함께 진화하고 있다.

ATM을 통한 세금·보험금 환급·등록금 납부부터 국제전화 사기, 이벤트당첨 사기, 자녀를 납치했다고 위협하거나 지인인 것처럼 속여 입금시키는 수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대출사기를 비롯해 아예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을 위조해 직접 대포통장을 만드는 수법까지 등장했다.

수단 역시 과거에 전화통화나 자동응답처리시스템(ARS)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휴대전화 SMS와 인터넷 메신저, 인터넷 사이트 등으로 다양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조직화되고 있다"며 "가급적 인터넷에 개인정보를 올리지 않는 등 사고를 예방하고 보이스피싱으로 피해가 의심되면 재빨리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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