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오정돈 형사1부장)은 이날 이 전 지원관과 김충곤 전 점검1팀장을 구속기소하고, 원 모 전 조사관을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한 사법처리를 일단락했다.
검찰이 이들에게 적용한 혐의는 강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업무방해, 방실수색 혐의 등이다.
검찰은 이들이 피해자 김종익씨에게 사표를 제출하게 하고, 지분을 내놓도록 압력을 넣은 것에 대해 강요 혐의를 적용했으며, NS한마음(구 KB한마음)에서 장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 저지른 불법 행위에 대해 방실수색 혐의를 적용했다.
또 검찰은 집권남용 혐의에 이 전 지원관과 김 전 팀장이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 부인을 불법사찰한 내용도 추가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지원관 등 3명은 2008년 7월21일 확인되지 않은 경로로 국민은행 용역업체인 KB한마음(현 NS한마음)의 대표 김종익씨에 대한 첩보를 입수, 김씨가 일명 '쥐코'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린 경위와 회사 자금 횡령 여부 등을 불법적으로 내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이들은 이 과정에서 KB한마음과 김씨의 관계를 단절시키기 위해 같은해 9월 국민은행 관계자를 통해 김씨를 협박, 결국 김씨가 회사 대표이사를 사임하게 한 뒤 회사 지분을 이전토록 했다.
이밖에도 같은해 9월 직권을 남용해 NS한마음 사무실에 들어가 사장실 책상 서랍을 무단으로 열어 내용물을 확인하고, 급여대장 등 서류를 제출받았으며, 같은해 10월 NS한마음 관계자들을 불법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전 지원관과 김 전 팀장은 보석회사 공동운영과 관련해 남 의원 부인과 동업자 이 모씨 사이의 분쟁이 발생해 고소사건이 진행되자, ▲남 의원 부인이 보석을 불법으로 취득했는지 ▲남 의원 부부가 회사 운영을 하면서 배임 행위를 저질렀는지 ▲남 의원이 고소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담당 경찰관에게 고소장과 수사 서류 등을 불법으로 송부받았다.
다만 검찰은 총리실에서 수사의뢰한 이 모 전 조사관의 경우 혐의없음으로 무혐의 처분했으며, 김종익씨 사찰 과정에 적극 개입한 일명 '제3의 경찰관' 김 모씨를 금명간 기소할 계획이다.
검찰은 지난달 총리실에서 수사의뢰를 받은 뒤 민간인 사찰 피해자 김종익씨를 소환조사하고, 총리실과 NS한마음, 경찰 등 사찰 관계자들의 진술도 확보, 이 전 지원관 등을 구속했다.
이후 검찰은 이 전 지원관 등을 수차례 더 검찰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지만, 다른 의혹에 대한 추가혐의 확보에 대부분 실패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 확대여부의 핵심이 될 사찰 최초 착수 경위에 대해 시점을 밝혀냈을 뿐, 구체적 경위는 확정짓지 못했다.
비판 여론을 예상한 검찰은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 부인 사찰 사건과 조홍희 서울지방국세청장 뇌물수수 의혹 사건 등 남은 의혹을 추가 수사를 통해 규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현재 팀장인 오정돈 형사1부장은 남은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수사팀에 남을 예정이다.
정치권에서 발생한 여러 고소·고발 사건 수사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현재 형사1부는 조 청장 사건 외에도 '선진국민연대 발언'으로 박영준 국무차장이 전병헌 민주당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김유환 국무총리실 정무실장이 '영포회'관련 자료를 야당에 제공한 당사자로 자신을 지목한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향후 검찰은 총리실 압수수색 전 자료가 삭제된 정황이 여러 의혹을 해결해줄 실마리로 파악, 증거인멸 행위를 벌인 관계자를 집중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다.
현재 검찰은 총리실 CCTV 녹화 영상을 판독하는 등 용의자를 압축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검찰은 용의자가 자석의 강한 자기장을 이용해 하드디스크 4개를 파괴하고, '이레이져' 프로그램으로 내부망에서 작업한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검찰은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등 윗선 개입 여부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실제로 검찰은 이 전 비서관을 6일 불러 8시간 동안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지만, 이 전 비서관은 "민간인은 물론 공무원에 대한 사찰을 지시한 적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 사실상 사법처리 및 수사확대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돼 왔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도 이 전 지원관이 단독으로 모든 사찰을 진행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관련자들의 진술에 윗선 개입에 대한 부분이 없고 자료도 파괴된 상태라 이 부분 혐의를 밝혀내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이어 "(이 전 지원관과 이 전 비서관의) 친분과 접촉만을 가지고 공모관계나 방조를 인정할 수 없지 않나"며 "현재까지 혐의를 특정짓지 못했지만, 앞으로 수사를 계속할 계획인만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몸통인 박영준 차장과 그 윗선에 검찰 수사가 가지도 못하는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종착역에 도착하지 못한채 간이역에 검찰이 내린다면 국정조사와 특검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혀, 불법사찰 수사가 다른 형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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