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8시부터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피해자 한모씨(48·여)가 살고 있던 목동아파트 지상주차장에서 피의자 신모씨(28)와 이모씨(28) 등 2명에 대한 현장검증이 시작됐다.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신은 채 모자를 눌러쓴 신씨와 이씨가 경찰 호송차량에서 내리자 주민들은 "모자를 벗겨라", "사형시켜라", "죽일 놈들" 등을 외치며 격분했다.
신씨 등은 이날 경찰의 얼굴 공개 방침에 따라 모자만 쓴 채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았다.
신씨는 범행 동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피해자 차 뒤에서 주차하는 것을 보고 따라갔다. 우발적으로 그랬고 술에 취했던 것 같다"며 "피해자 가족에게 너무 죄송하고 죽을 죄를 졌다"고 말했다.
이씨도 심경을 묻는 질문에 "죽고 싶다. 피해자 가족에게 너무 죄송하고 죽을 죄를 졌다"며 "죽이려고 한 건 아닌데 하다 보니까 그랬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오전 8시10분께 신씨 등이 한씨를 납치하는 장면부터 현장검증이 진행됐다. 이들은 아파트 주차장에 한씨의 차량이 들어오자 곧바로 접근한 뒤, 한씨를 폭행하면서 차량에 침입했다. 당시 한씨는 인근 마트에서 장을 보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한씨를 납치한 신씨 등은 아파트를 벗어나는 동안 계속해서 한씨를 폭행했고, 결국 경기 광명IC 인근 도로에서 한씨를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씨 등은 차량에서 도망치기 위해 발버둥 치는 한씨를 발로 차고 숨이 멎을 때까지 목을 조른 장면을 태연히 재연했다.
오전 10시5분께 경기 광명역IC 인근 배수로로 이동한 신씨 등은 숨진 한씨의 시신을 유기하는 장면을 재연했다.
이곳에서 신씨 등은 한씨의 바지와 속옷을 벗긴 뒤 시신을 배수로로 끌고 내려가 유기했다. 신씨는 "옷은 혼자 벗겼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차량 옆에서 신씨가 시신을 유기하는 장면을 묵묵히 지켜봤다.
이날 신씨 등은 시신을 유기한 뒤 한씨의 신용카드로 기름을 넣은 경기 과천시 주유소와 한씨의 차량을 불태운 서울 성북구 길음동까지 범행을 재연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성북경찰서는 현장검증을 토대로 보강수사를 벌인 뒤, 30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신씨 등은 지난 17일 새벽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약사 한씨를 납치해 1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고 한씨를 살해한 뒤 경기 안양시 박달동 수도권서부고속도로 광명역IC 인근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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