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주택가 골목에 있는 피해 초등학생 A양(7·여)의 집 인근에서는 양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실시됐다.
현장검증은 오전 9시50분께 범행현장 인근 10여m 떨어진 곳에서 양씨가 훔친 오토바이를 끌고 A양의 집으로 향하는 장면부터 시작됐다.
양씨는 검정색 트레이닝복 상하의를 입고 남색 모자를 푹 눌러쓴 채 흰색 마스크를 쓰고 경찰 호송차량에서 내렸다. 머리색은 갈색으로 염색한 상태였다.
양씨는 기자들의 질문에 작은 목소리로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윽고 양씨는 A양 집 앞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집에 가서 함께 놀자"며 A양을 대신한 마네킹에게 말한 뒤, 3층짜리 주택 반지하에 있는 A양의 집으로 들어갔다.
A양 가족들이 모두 이사를 가서 텅 빈 상태인 방 2개짜리 집 안에는 조용한 정적만이 흘렀다.
양씨는 16.5㎡ 정도 되는 한 방에서 군청색 매트리스 위에 앉은 마네킹을 성폭행한 장면을 재연한 뒤 집에서 나왔다.
20여 분간 진행된 현장검증은 오전 10시10분께 양씨가 경찰 호송차량을 타고 돌아가면서 마무리됐다.
이날 멀리서 현장검증을 지켜본 인근 주민들은 "얼굴을 공개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양씨 경찰 호송차량을 가로 막고 욕설을 하는 일부 주민들로 인해 일대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주민 100여명은 양씨를 향해 손가락질했고, "저런 죽일 놈", "나쁜 놈", "평생 감옥에 보내버려라" 등 양씨를 향한 분노의 욕설도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주민 이정자씨(67·여)는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생명을 짓밟은 피의자의 얼굴을 왜 가리냐. 다시는 그런 범행을 못하도록 얼굴을 공개해야 하고 부끄러움을 줘야 한다"며 분개했다.
또 다른 주민 김백환씨(47)는 "오늘 피의자가 현장검증을 하면서 주민들에게 나와 사과할 줄 알았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나도 딸을 둘 키우지만 불안하다. 피의자 보호하는 경찰도 너무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이날 양씨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다음날인 21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양씨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피해 아동과 가족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진술했다"며 "내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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