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이중적 행태 교육감이 책임져야"
경기도교육청이 오는 13~14일 전국의 초6·중3·고2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비, 예상문제 등이 담긴 콤팩트 디스크(CD)를 도내 학교에 배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제고사'라며 평가를 반대해 온 도교육청이 뒤에서는 단기간 성적 올리기를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도교육청은 '2010년 학업성취도 평가 자료'라는 제목의 CD를 제작해 도내 982개 중·고등학교에 2매씩, 총 1964매를 지난달 21일 배부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학업성취도 평가 직전 사실상의 문제은행을 만들어 도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배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CD에는 학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 2008년과 지난해 실시한 학업성취도 평가 기출문제와 도교육청이 올해 평가에 대비해 자체 개발한 과목별 예상문제(2회분)가 수록됐다.
도교육청은 같은 달 9일에도 도내 1232개 초등학교(분교 포함)에 같은 제목의 CD를 1장씩 돌렸다. 역시 최근 2년 간 기출문제와 자체적으로 만든 과목별 예상문제가 담겨 있는 CD였다.
이를 두고 일선 학교에서는 학교 교육과정의 파행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시험 대상인 6학년 선생님들에 대한 압력이 장난이 아니어서 CD를 등사해 책으로 제본한 것을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풀도록 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을 아침 일찍 등교시켜 문제를 풀도록 하는 학교도 있다"고 우려했다.
수원의 한 교사는 "CD를 활용해 아이들을 지도하라는 것은 학교를 학원식으로 운영하라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도교육청의 '이중적' 행태를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 도교육청은 김상곤 교육감 취임 이후 '학업성취도 평가는 일제식 시험으로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고 학교간 서열화를 조장하는 등 부작용이 많다'며 교과부에 개선을 요구해 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관계자는 "담당 국장은 이런 사실을 몰랐다고 답변했지만, 대외적으로는 일제고사를 반대한다고 하고 내부적으로는 예상문제를 돌려 단기간에 성적을 올리겠다는 이중적 행태는 교육감이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CD의 활용안내서를 통해 모의고사 및 총괄평가로 쓰지 말고, 문제풀이식 자료로 활용하기보다는 수업 개선 및 학습하는 방법을 찾는데 활용하라고 명시했다"면서 "교육 현장에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전국 하위권으로 나오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교육위원 등의 지적이 있어 CD를 배부한 것"이라며 "일부 시·도교육청도 그렇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털어놨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비율이 16개 시·도 중 초6학년이 공동 최하위, 중3학년 13위, 고1학년 15위 등 초·중·고 모두 하위권에 머물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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