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열린 그리스전은 한반도를 뒤덮은 비구름 때문에 거리응원 열기가 주춤했지만 오늘(17일) 진행될 아르헨티나전은 맑은 날씨 속에 많은 인파가 거리응원전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목청 높여 '대한민국' 구호를 외치고 한국팀 선수가 상대방 골네트를 흔들면 사람들의 쾌감은 최고조에 이른다. 그렇다면 과연 이 같은 스포츠 관람이 우울증에도 효과가 있을까.
17일 스포츠 관람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스포츠 응원, 교감신경 흥분시켜 우울증 치료에 도움
이혼 뒤 무미건조한 일상에 지쳐버린 서주성씨(40). 최근 그는 거리 응원에 참석하고 나서 우울한 기분을 떨쳐버리게 됐다.
그는 "대한민국의 축구공이 골네트를 가르는 순간 가슴 속에 응어리진 것들이 터지는 팡하고 터지면서 눈물이 났다"며 "대한민국 축구가 스포츠가 나를 살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 이 같은 응원은 우울한 기분을 떨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부천한의원 노영범 원장은 "붉은 악마로 대표되는 대한민국의 월드컵 응원문화가 교감신감을 흥분 시켰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는 부교감신경이 발달돼 있어 치료를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교감신경의 흥분이 필요하다. 서씨의 경우 월드컵 응원이 치료 동기를 유발하는 자극이 된 셈이다.
그러나 잠시 기분이 좋아진 것만으로 우울증이 치료된 것을 아니다.
노 원장은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했더라도 재발 방지를 위해 원인을 찾아 치료하고 감정조절 능력을 단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월드컵 끝난 후, 허탈감 주의해야
그렇다면 이 같은 스포츠 관람이 모든 정신질환에 이롭기만 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공황장애, 대인기피증, 양극성장애 등에는 해가 될 수 있다.
노 원장은 "한국 팀의 점수가 나지 않거나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면 오히려 불안감을 가중시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가 끝난 후엔 월드컵 후유증이 문제다. 정신질환이 없는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온몸에 힘이 쭉 빠지고 도통 일이 손에 안 잡히는 등 일시적인 허탈감과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노영범 원장은 "그럴 때일수록 흥청망청 노는 술자리는 줄이는 것이 좋다"며 "등산, 산책, 조깅 등 땀을 흘리는 운동을 적절히 하면서 서서히 생활리듬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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