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20여만명 운집…14차선 영동대로 붉은바다로 변신
경기도민·인천시민들 거리서 월드컵주경기장등서 승리 만끽
2010 남아공 월드컵 한국의 본선 첫 경기가 열린 12일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하자 전국이 붉을 물결로 뒤덥혔다.
이날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16강 진출'의 청신호를 켜기 위해 반드시 승리를 해야 하는 그리스전 필승을 다짐하는 응원열기는 꺾지 못했다. 전국민이 혼연일체가 된 이날 대한민국의 밤은 짧기만 했다.
◇다시하나된 '대한민국'
가슴벅찬 감동이 되살아난 밤이었다. 2002년의 감격과 영광이 재현됐다.
2010 남아공 월드컵 한국 국가대표팀의 본선 첫 경기가 열린 이날 서울광장과 강남 코엑스는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서 대한민국을 외치며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보탰다.
이날 오후 4시 이미 20여만명의 시민들이 서울광장에 모여 붉은 물결로 가득 메웠다. 경기 시작 전부터 시민들은 대형 스크린 앞에 선 붉은 악마 20여명의 응원 지도 아래 '젊은 그대', '오 필승코리아' 등의 응원 연습을 하면서 손발을 맞췄다.
경기시작 7분 만에 이정수가 첫 골을 넣자 스크린 옆에서 폭죽이 터지는 동시에 서울 광장에서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잔디밭에 앉아있던 시민들은 벌떡 일어나 서로 껴안았다. 또 자리에서 펄쩍 펄쩍 뛰며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경기 초반에 골이 터졌음에도 시민들은 손바닥 모양의 응원 도구로 대한민국을 외쳤다. 두 손을 모으며 승리를 기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후반 초반 박지성의 쐐기골이 터지자 시민들은 광장 뒤편에서 기념 촬영을 하거나 음식을 먹으며 여유롭게 경기를 관람하기 시작했다.
박수지양(15)은 "집에 있다가 한국이 2골을 넣어서 광장으로 뛰어나와 선수들에게 힘을 보태고 싶었다"며 "첫 골을 전반 7분에 넣어 한국에 행운이 따를 것 같다"고 16강을 확신했다.
강남 코엑스 앞 14차선 영동대로도 '붉은 바다'로 변했다. 5만 붉은 물결이 무대가 마련된 7차선을 가득 메우고도 모자라 주변 인도와 도로로 번졌다. 오후 8시23분께 선수들이 등장하자 코엑스 주 무대 앞은 대형 태극기가 시민들의 손에 손을 타고 물결처럼 움직였다.
'붉은 악마'들이 주 무대 앞에 도열해 북을 치고 폭죽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시민들은 기립해 "이정수, 이정수", "대~한민국"을 목이 터져라 외쳤다. 전반 7분과 후반 7분 연속골이 터지자 시민들은 승리를 예감한 듯 "대~한민국"을 또다시 연신 외쳤다.
대학생 이지원씨(26·여)는 "수중 응원을 펼친 보람을 느낀다. 빗속에도 자리를 지킨 시민들의 열정이 남아공까지 전달된 것 같다"며 손을 들어 "대~한민국"을 외쳤다. 시민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삼삼오오 모여 자리를 지키며 승리의 여운을 즐겼다.
◇"대~한민국"…인천 곳곳서 붉은 물결 '넘실'
인천월드컵주경기장은 수만명의 시민들이 붉은 티셔츠를 입고 태극기를 휘날리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인천시민들은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함께 모여 열띤 응원을 펼쳤다.
가족과 함께 인천월드컵주경기장을 찾은 시민 김성철씨(35)는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이곳을 찾은 이유는 2002년의 감동을 다시 느끼기 위해서다"라며 "4년동안 기다렸는데, 비가 온다고 해서 뜨거운 열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이동선씨(34)는 "심장이 두근두근 거린다"면서 "대한민국을 연호하니까 꼭 2002년 월드컵에 다시 돌아온 기분이 든다"고 즐거워했다.
한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국제도시 최첨단 유비쿼터스 도시체험관인 Tomorrow City에서도 응원전이 펼쳐지는 등 인천시내 곳곳에서 거리 응원전이 펼쳐졌다.
◇광주·전남 곳곳도 뜨거운 응원열기
광주·전남 곳곳에서도 태극전사의 선전을 기원하는 거리 응원전이 펼쳐졌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의 신화가 깃들어 있는 광주 월드컵경기장에는 시민 2만여명이 모여 대한민국의 승리를 기원했다.
12번째 국가대표를 자칭하며 월드컵 경기장에 모인 붉은 악마들은 힘찬 함성과 응원가로 4년만에 돌아온 월드컵을 만끽했다.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 대형 스크린 앞에도 대한민국의 16강 진출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주로 가족 단위 응원객들로 이뤄진 이들은 붉은 셔츠와 막대 풍선을 들고 '필승' 대한민국을 외쳤다.
전남대학교와 광주교육대학교에서도 학생과 시민들이 어우러진 응원전이 진행됐다. 설레는 마음으로 응원장소를 찾은 학생과 시민들은 이날 경기를 반드시 승리하길 바라며 '대∼한민국'을 목 놓아 외쳤다.
◇대구도 '붉은 물결'
대구도 붉은 물결로 뒤덮였다.
이날 오후 7시께 대구 동구 율하체육공원. 경기 시작 시간이 한참 남았지만 이미 1000여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가족, 친구, 연인 등 같이 온 사람들은 달랐지만 모두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한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외쳤다. 시민들은 돗자리를 깔고 미리 준비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응원전을 벌였다.
또 다른 응원장인 달서구 두류공원도 응원을 나온 시민들로 넘쳐났다. 좋은 자리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일찍부터 몰리는 바람에 두류공원과 우방랜드 일대는 오후 6시를 전후해 교통체증이 빚어지기도 했다.
전우용씨는 "친구들과 함께 응원하려고 1주일 전부터 준비했다"면서 "대표팀이 그리스를 이길 수 있게 최선을 다해 응원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구에서는 두류공원 코오롱야외음악당, 율하공원, 동성로 야외무대, 대구시민운동장 등 4곳에서 거리응원전이 펼쳐졌다.
한편 이날 응원전 도중 비가 내려 일부 시민들이 비를 피해 운동장 밖으로 나갔지만 이어 들어오는 시민들로 인해 금세 응원전은 뜨거워졌다.
◇경기지역 응원전 후끈
대한민국이 첫 상대 그리스를 2-0으로 격파하자 경기도민 15만여명도 거리로 승리를 만끽했다. 수원 월드컵경기장에는 2만5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도심이 떠나갈 듯 "대~한민국"을 외쳐댔다.
2만1000석 규모의 성남 종합운동장도 붉은 물결로 가득찼다. 가로 18m, 세로 8m의 대형스크린을 통해 선수들의 모습이 비출 때 마다 시민들은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며 환호했다. 전반 7분 이정수가 오른발 슛을 성공시키자 시민들은 기쁨에 뛰어 오르고 '오~대한민국 승리의 함성' 노래를 불렀다.
응원에 참여한 강명수씨(32)는 "비가 와 솔직히 응원장에 가기를 꺼렸는데 이렇게 골이 터지니 즐겁다"며 "또 한번 국민이 하나가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광명시 스피돔도 1만여명의 시민들이 응원을 위해 찾았고 안산시와 스타디움도 붉은 옷을 입은 1만여명의 관중들로 넘실댔다.
같은 시각 용인시 공설운동장, 오산시 시청광장, 군포시청내 야외공연장, 화성 전곡항 등에 마련된 응원장을 찾은 2만여명의 시민들도 모두 하나가 됐다.
정용대씨(43)는 "모처럼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우리선수들을 응원한 것도 좋았다"며 "앞으로 남은 경기도 승리로 이끌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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